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해 되팔고 스타타워 등 국내 자산을 사고팔아 4조 6천억 원의 수익을 올린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지난 15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이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 시작됐습니다.
론스타는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승인을 지연해 2조 원가량의 손해를 봤고, 면세 대상인 투자법인에 8천500억 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소를 제기했습니다.
총 소송금액은 손해액에 그동안의 이자 등을 더해 5조 1천억 원입니다.
심리는 중재재판을 담당하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김철수/법무부 국제법무과장(정부대표단) : 기선 제압하는 측면에서라도 오늘 잘하려고 많이 정부와 협조해서 준비해왔습니다.]
핵심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승인을 정부가 미루는 바람에 다른 곳에 팔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 등에 대한 사법절차가 진행 중이라 승인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실제로 주가조작사건은 유죄로 확정됐습니다.
세금과 관련해 론스타는 벨기에 법인을 통해 투자했고 한-벨기에 간 투자협정에 따라 면세라 주장하지만, 정부는 실체 없는 페이퍼 컴퍼니라며 과세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는 24일까지 매각승인지연 문제가, 다음 달 29일부터 열흘간 과세의 적정성 여부가 쟁점입니다.
당시 정책라인이었던 한덕수 경제부총리 전광우,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정부가 패소할 경우 천문학적 손해배상금을 혈세로 충당해야 하고 외국 투자자의 잇따른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2년까지 국가를 상대로 투자자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건의 경우 손해배상액은 청구액의 1%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론스타가 1조 원의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정부 대표단은 협상 가능성은 열어놓았지만, 중재안은 받지 않았다고 일축했습니다.
[김철수/법무부 국제법무과장(정부대표단) : (론스탄가 중재안을 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일반적으로 타협 가능성은 항상 있는 거지만 구체화된 게 전혀 없으니까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중재재판은 항소나 상고 등 불복할 수 없는 단심재판이란 게 특징입니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소송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양측 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언제든 끝날 수 있습니다.
외국 자본에 대한 차별이냐, 국가의 정당한 권한 행사냐를 놓고 앞으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