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하루 빨리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한국과 미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자신의 회고록 '역사의 파편들' 한글번역본 출간에 맞춰 오늘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북한, 미국이 결국 화해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이해할 수 없는 외부 대상에 대해 '악마화'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베트남과 사담 후세인, 북한이 그 대상이었다고 지적하며 북한에 대한 '악마화'를 멈출 것을 미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이 스스로 붕괴할 거라고 보지 않고, 서둘러 화해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중국 등에 더욱 의지하게 될 거라며 한국 정부가 대화에 나섬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을 거라고 충고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와 함께 한국 정부의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에 대해서는 한국은 전시작전권을 가질 능력이 이미 있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노태우 정권 당시 한국에서 전술핵 배치가 중단된 데 자신이 역할을 한 사실을 회고하며, 최근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거론되는 데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1970년대 CIA 한국 지부장으로 근무한 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아시아담당관, 부통령 안보보좌관 등으로 일했고, 1989년부터 93년까지는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습니다.
한국에 근무할 당시 김대중 납치사건과 사형집행을 막아내는데 역할을 하고, 이후 뉴욕의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역임하며 한반도 상호교류와 화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