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오늘이 어버이날이죠. 자녀들은 부모님들께 드릴 선물도 준비하고 카네이션도 샀을 텐데요. 그런데 가장 큰 효도는 아픈 데 없이 잘 자라고 학교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걸 겁니다. 하지만 요즘은 학교폭력과 왕따 피해가 커서 부모라면 늘 걱정을 끌어안게 되는데요. 오늘 만나볼 이 여학생은 고등학교 때 겪었던 왕따 악몽을 극복하고 오히려 왕따 상담 앱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요즘 학생들은 무슨 고민을 하는지 또 무엇 때문에 힘든지 그리고 부모님들에게는 어떤 부분을 기대고 싶어 하는지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1학년 김성빈 학생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른 시간 고맙습니다.
어제 뉴스 보니까 김성빈 학생이 만든 왕따 상담 앱이 완전히 화제던데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감사합니다. 왕따 상담 앱이 이렇게 많이 알려지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어제 하루 서버도 다운됐었고 가입자들이 많이 늘어서 많은 아이들이 힐링할 수도 있고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어요? (웃음)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웃음)
▷ 한수진/사회자:
가입자도 많이 늘었다고요. 그럼 지금 회원수가 얼마나 돼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어제까지 4,906명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4900명. 5천 명 가까이 됐네요, 벌써?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생긴 지 얼마나 됐죠?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아직 1년이 안 됐어요.
▷ 한수진/사회자:
왕따 상담 앱 이름이 ‘홀딩 파이브’ 이렇게 되죠. 무슨 의미예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홀딩 파이브’가 ‘홀딩 이펙트’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어요. 안아주기 효과라고.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 때 불안할 때 엄마가 안아주면 진정되는 효과라고 하는데요. 이 아이들을 위기의 순간에 아이들을 엄마의 마음으로 안아줌으로써 5분 동안 안아준다, 해서 ‘홀딩 파이브’로 지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왜 5분이에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이 5분이 제가 저번에 어떤 분께 말씀 들었는데 어떤 사람이 자살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그 라디오가 4분 58초였는데 그 라디오를 듣고 자살하지 않았다는 사람이 있어요. 평상시에 5분은 굉장히 짧은 시간인데 위기의 5분에서는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죠. 위기의 5분이라도 안아주면 아이들의 충동적인 마음을 감싸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홀딩 파이브’라고 지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앱 이름에 참 큰 의미가 담겨 있어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 거죠 지금?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아이폰에서는 지금 나와 있지 않고요. 플레이 스토어에 안드로이드에만 나와 있는데 거기서 다운 받으셔서 간단하게 회원가입을 하시고 로그인을 하고 간단한 고민을 올리시면 되고 다른 사람들의 고민에도 댓글을 달아주면 돼요.
▷ 한수진/사회자:
이용방법은 쉽네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자기 돈 들여서 만드신 거예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아니에요. 재능기부 받은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아, 재능기부를 받았어요? 또 도와주신 분들이 계셨네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좋은 뜻이라서 함께 하셨던 것 같은데. 그런데 상담 앱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능은 뭐였어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저는 첫 번째는 일단 익명성. 익명성 보장하는 거였고요. 두 번째는 악플 신고 버튼을 강화해서 악플로 상처를 많이 받을 것 같은 거예요, 10대들이. 아무래도 10대들이 들어가 보면 좋은 말도 있겠지만 안 좋은 말도 달릴 거잖아요. 그래서 두 가지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익명성도 보장이 굉장히 잘 되는 것 같고 지금까지 악플이 한 번도 달린 적이 없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악플이 한 번도 없었어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신고도 들어오지 않아서 정말 너무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고민을 상담하고 있는데 악플 달리면 두 번 상처받는 거잖아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악플 신고 버튼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달린 적이 없다? 참 좋은 얘기네요. 그리고 익명성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상담할 때 신분을 밝히게 되면 부담스럽죠?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10대들이 가장 상담 어디가든 못 하는 이유가 익명성 때문인 것 같아요. 자기 학교나 이름 밝히기 싫고 하지만 자기의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게 10대의 마음인데 그 마음을 제가 너무나 잘 알고 제가 경험했기 때문에 익명성을 가장 보장을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김성빈 씨가 이건 직접 경험한 본인의 경험을 바탕에 둔 거군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무엇보다 악플이 없다는 게 참 좋고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기억에 남는 댓글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고민이 “힘들어요”라고 세 글자, 네 글자만 들어와도 많은 분들이 무슨 일 있으세요? 저한테 얘기해보세요, 들어드릴게요, 힘내세요, 이런 식으로 공감 댓글들을 많이 올려 주시니까 그것 또한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힘들어요” 이 세 글자를 무시할 수 있는데요 이 세 글자에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니까 그것도 저한테는 참 감동적인 댓글이라고 생각해요.
▷ 한수진/사회자:
힘들어요.. 무슨 일이냐? 이야기 해봐라, 힘내라, 우리가 있다, 이렇게 공감해주고 마음을 나누고 지지해주는 것, 이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맞아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 왕따 때문에 직접 고통을 겪어 보셨으니까 아마 누구보다 이런 점을 실감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아무래도 제가 경험을 하다 보니까 경험에서 많은 것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이나 어떻게 하면 이런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지. 그래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이런 질문이 조금 마음이 아프실 수도 있겠는데 언제 김성빈 학생은 왕따를 당했던 거예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왕따를 당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그때 주변에 친구들은 없었어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왕따를 당하게 되면 일단 주변에 진공상태가 되어 버려요. 가해자 아이들이 친구들 한 명씩, 한 명씩 데리고 가요. 제 곁에는 친구가 없게 그런 진공상태가 되어 버리죠.
▷ 한수진/사회자:
참 힘들었겠네요. 단 한 명의 친구라도 있었으면.. 그렇죠?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고통을 함께해주는 나눠주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없었다. 진공상태가 되어 버린다. 혹시 폭력도 당했어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폭력보다는 제가 제 의자는 아니지만 제가 있는 걸 알면서도 다른 의자를 발로 차거나 저를 향해서 가위를 던지긴 했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위협 당하면 불안한 징후들이 자신도 모르게 나타날 텐데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제가 그때 자존감이 낮았던 것 같아요. 제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 시작했었고 많이 아마 많이 떨어졌었죠. 사람을 대하는 대인관계에서 많이 불편했었고 그런 부분에서. 제가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까 몽유병이 생겨서 창문을 바라보거나 그런 적이 있었대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항상 창문을 잠그시고 확인하고 주무시고 제가 또 엄마랑 손을 잡고 자기도 하고 그렇게 보냈어요.
▷ 한수진/사회자:
부모님들도 완전히 노심초사하게 된 거네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왜 따돌림을 당했던 것 같아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저는 사실 이유를 모르겠어요. 제가 이유를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 한수진/사회자:
너희들 왜 그렇게 나한테 이러냐?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그런데 그냥 싫대요. 그러면서 그냥
▷ 한수진/사회자:
그냥 싫어. 네가 그냥 싫어.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그냥 싫어, 이렇게 애기하더라고요. 저는 저의 잘못을 알려주면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또 이 기회를 삼아서 저의 나쁜 점을 고치고 싶었는데 말을 안 하고 아무 것도 안 하니까 저는 그게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냥 싫다, 이거 너무 괴로운 일이잖아요. 이렇게 말하면 답이 없는 건데. 많은 경우 왕따로 고통 받는 학생들이 그렇다고 대답하더라고요. 그냥 싫다는 얘길 들었다고요. 그래서 성빈 학생이 따돌림은 누군가 하나는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다, 라고 얘기했다면서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벼랑 끝에 서는 순간에 누군가는 죽어야지 이게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에 많이 두렵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성빈 학생 같은 경우는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었던 것 같네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당시 부모님 반응은 어땠어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처음에는 제가 부모님께 말씀을 안 드렸어요. 걱정하실까봐. 많은 10대들이 그렇죠. 부모님께 말씀 안 드리는 이유가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인데. 제가 그래서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말씀 못 드렸는데 제가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희망의 줄기 하나라도 잡고 싶었던 거예요. 그 희망의 줄기가 부모님이었고 말씀 드리니까 처음에는 너가 잘못이 있을 거야, 그러니까 아이들이 그렇겠지, 하셨는데 나중에는 제가 심해지고 더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거 보시니까 그때는 부모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긍정적인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그렇게 해주셨어요.
▷ 한수진/사회자:
참 잘하신 거예요. 사실 따돌림이나 학교폭력 큰 문제는 학생이나 자녀가 왕따 당하는 걸 선생님도 그렇고 부모님도 몰랐다는 거 아니겠어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이 순간에 꼭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거고요. 그래서 또 성빈 학생도 이런 앱을 만들어서 도와주고 싶었던 걸 겁니다.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앞으로 따돌림으로 고생하는 후배들 많이 꼭 좀 도와주시길 바라요.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이 앱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오늘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시간이 모자라네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빈 학생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왕따 상담 앱을 만들었어요. 서울여자대학교 김성빈 학생과 말씀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