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연평도에서는 한 해병대 일병이 훈련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아직 사고의 원인도 누구의 책임인지도 명확히 모르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진 일병의 아버지가 보여준 선행이 주변 사람들을 숙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아들을 떠나 보낸 이 모 일병의 아버지는 며칠 후 사고가 난 부대를 방문했습니다.
이 일병과 함께 근무했던 장병 5명이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던 의무실을 찾아 이들의 손을 꼭 잡고 한 명씩 안아준 뒤에 아버지는 부대장에게 봉투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1천만 원이라는 큰돈이 들어 있었는데요.
힘들게 복무하는 해병대원들을 위해 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부대장은 순직한 아들을 위해 작은 비석이라도 세워주겠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아들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말아 달라고 꼭 근무하고 있는 병사들을 위해 써 달라고 강조한 겁니다.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포상 휴가증도 다른 누군가가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아들을 응급 처치했던 동료 부대원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숨진 이 일병은 집안의 3대 독자였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한 모습으로 이번 사고로 그 누구도 처벌을 받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남겨진 나라의 아들들을 걱정했는데요.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도 선뜻 기부까지 한 이 평범한 아버지는 아들을 이렇게 명예롭게 가슴에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