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극심한 통증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경우 일반 보험금보다 많은 재해사망 보험금을 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는 김모 씨가 흥국생명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김 씨에게 1억 5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어머니를 위해 교통사고 등으로 다치거나 숨졌을 때를 대비한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해당 보험은 교통 재해로 숨지면 일반 보험금의 2.5배인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 씨의 어머니는 재작년 교통사고로 골절상 등을 입고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6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김 씨가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보험사는 교통사고로 차 안에서 숨진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자살했기 때문에 교통재해 사망은 물론 일반 재해로 인한 사망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의 어머니가 "당시 건강 상태로는 더 수술을 받기 어려운 상태에서 요양 병원으로 옮기라는 말을 들은 다음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앞으로도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절망감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교통 재해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81살 노인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고를 당해 6개월간 5개 병원을 전전하며 3차례 수술을 받는 등 심한 육체적 고통을 겼었고, 회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교통사고와 자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보험 가입금의 2.5배에 해당하는 재해사망 보험금과 특약보험금 등 1억 5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