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해상운송 거리와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북극항로를 선점하기 위해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신화망(新華網)은 14일 자국 정부가 러시아와 손잡고 러시아 극동 연해주 하산구 자루비노항 건설 프로젝트에 뛰어든 데는 중국 동북 지역에 '동해 출구'를 여는 의미 이외에 지구 온난화로 주목받는 북극항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보도했다.
동해로 직접 통하는 항만이 없는 중국 지린성은 지난 5월 러시아 최대 항만운영기업인 슈마그룹과 30억 달러(약 3조 2천억원)를 투자해 오는 2018년까지 자루비노항을 연간 물동량 처리능력 6천만t 규모의 다목적 항만으로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중·러 국경에서 육로로 60㎞가량 떨어진 자루비노항은 현재 4개의 부두를 갖췄으며 중국 지린성, 헤이룽장성과 철도·도로로 연결돼 육로로 도착한 중국산 곡물, 석탄, 목재, 잡화 등을 배로 환적해 수송한다.
신화망은 자루비노항이 중·러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16~19개의 부두를 갖춘 동북아 최대 항만으로 거듭나면 북극항로의 '동방기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극항로는 지구 온난화에 따라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해의 선박 운항 조건이 개선돼 새로운 항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기준으로 그동안 선사들이 주로 이용한 남방항로는 북유럽 선적항을 출발해 수에즈운하를 거쳐 한국까지 도착하는 경로로 평균 거리 2만 2천200㎞에 운항시간 45일이 소요됐다.
반면 러시아 서쪽의 무르만스크에서 동쪽의 베링해협을 연결하는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운항거리는 6천700㎞, 운항시간은 10일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북극항로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산이 선박 안전을 위협해 북극해를 지날 때 러시아 쇄빙선이 앞에서 인도하고 뒤따르는 화물선에도 '얼음길 도선사'(ice pilot)가 승선해 길을 안내한다.
현재 여름과 가을로 화물선 운항이 한정돼 2012년 46척, 지난해 71척이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과 동아시아를 오갔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해빙 면적이 10년 마다 평균 11.5% 감소하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오는 2030년 이후에는 여름에 북극에 아예 얼음이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연중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북극항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연료와 식량 수입 루트를 다원화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교통운수부 동해항해보장센터 왕허쉰(王鶴荀) 주임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상하이(上海) 이북 항만에서 서유럽, 북해, 발트해 등지의 항구로 가는 운항거리가 기존 항로보다 25~55% 줄어든다"고 말했다.
러시아 교통부는 자국 북부 연안을 지나는 북극항로가 2030년에는 아시아-유럽 화물운송의 25%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이에 따라 핵추진 쇄빙선 건조를 서두르는 한편 선박 항해유도, 통신, 유지보수, 구조 등의 서비스와 관련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러시아과학원 극동연구소 관계자는 "북극항로 개발에서 중국와 러시아의 협력 전망은 매우 밝다"면서 "양국이 보급항만 건설, 해빙 및 기후 관측소 건립, 북극 지역 인프라 건설 등 여러 방면에서 공동투자와 협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