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결정을 받아들입시다."
밤샘 개표를 거쳐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결과가 확정된 19일(현지시간) 오전 에든버러 도심 '다이내믹 어스 컨퍼런스센터'에 모여있던 1천여명의 독립 지지자들은 알렉스 새먼드 자치정부 수반이 연단에 올라 패배를 인정하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저기에서 울음도 터져나왔다.
307년 만의 독립 가능성으로 흥분 속에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이들은 기대 밖의 득표율이 믿기지 않는 듯 극도의 실망감을 표출했다.
독립안 가결을 축하하려고 의회 앞에서 밤을 새운 지지자들도 패닉에 빠진 모습이었다.
새먼드 수반의 당부가 있었지만,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분노의 목소리도 분출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주변에 배치된 가운데 깃발을 흔들며 독립 찬가를 부르다가 빈 병을 던지는 등 위험스런 상황도 펼쳐졌다.
찬성표가 많이 나온 최대도시 글래스고에서는 밤을 새운 독립 지지자들이 도심 조지광장을 지키며 울분을 삭였다.
이와 달리 투표 캠페인 기간 내내 독립파들의 기세에 눌렸던 반대운동 지지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거리로 뛰쳐나와 축제 분위기에 젖었다.
에든버러의 한 시민은 "주민들이 위험한 도박을 거부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시끄러운 소수에 대한 조용한 대중의 승리"라고 반겼다.
개표 상황이 독립 반대 진영의 승리로 기운 이날 새벽 에든버러성에는 분리독립 반대를 뜻하는 'NO'라는 조명이 투사되기도 했다.
2년간 이어진 독립투표 찬반논쟁으로 갈라진 민심을 우려하며 화합된 일상을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간의 독립운동으로 잉글랜드를 비롯한 다른 지역과의 화해와 새로운 관계 모색이 시급하다는 진단에서다.
밤새 개표방송을 보고 출근하는 길이라는 40대 남성은 "독립투표를 통해 영국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국론 분열의 아픔은 겪었지만 이 또한 미래를 위한 좋은 경험이 될 것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