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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마술사도 아닌데"…순찰차에서 등 뒤로 수갑찬 채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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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보도된 이 기사의 원제목은 Father seeks closure in ‘Houdini handcuff suicide’입니다. 여기 나오는 ‘후디니’(Harry Houdini)는 1900년대 초반에 활약한 헝가리 계 미국인 마술사로 이른바 ‘탈출 마술’의 1인자입니다. 온 몸을 밧줄이나 쇠사슬로 꽁꽁 묶은 채 불구덩이나 물 속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나오는 그의 마술은 당시 미국인들을 사로잡았고 지금까지도 전세계 마술 계의 대부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의 내용은 마술 같은 낭만적인 얘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제목이 암시하듯 아들의 죽음에 너무나도 많은 모순이 있다는 그래서 빨리 그 의문이 풀리길 바란다는 아버지의 절박한 심정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한마디로 모순 천지(avalanche of discrepancies)예요. 우리 아들이 후디니나 데이비드 카퍼필드도 아닌데…..정말 불가능한 일이란 말이에요.” 22살 나이에 순찰차 뒷좌석에서 숨진 빅터 화이트의 아버지의 절규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사건이 일어난 지난 3월 2일, 미국 루이지애나로 가보겠습니다.

●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

화이트가 직장에서 동료이자 친구인 ‘이사야’와 함께 퇴근해 담배를 사러 주유소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바로 옆 주차장에서 몇몇 청년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두 사람은 혹시라도 싸움에 휘말릴까 싶어 얼른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황급히 걷는 이 두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이 두 사람이 싸움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불러 세운 뒤 몸을 수색했습니다. 경찰은 화이트의 몸을 이리저리 뒤진 끝에 주머니에서 마리화나를 발견했고 그를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화이트의 손을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웠고 한 차례 더 수색했습니다. 그런 다음 화이트를 순찰차 뒷좌석에 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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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월드리포트

그런데, 그로부터 몇 시간 뒤 화이트의 아버지는 경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게 됩니다. 아들 화이트가 순찰차 뒷좌석에서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비통한 소식을 접한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고 젊은 변호사를 고용해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숨어있는 모순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 권총은 어디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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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화이트를 처음 발견한 뒤 순찰차에 두 손을 얹게 한 뒤 몸 수색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리화나를 발견했습니다. 수갑을 채운 뒤에도 또 한번 몸 수색을 했고 그 다음 순찰차에 태웠습니다. 주머니 속에 든 작은 마리화나는 발견했으면서 화이트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썼다는 권총을 몸수색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아버지의 주장입니다. “온 몸을 더듬거리며 뒤지고 수색해서 작은 마리화나 봉지는 찾아냈다면서 그보다 훨씬 큰 권총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됩니까?”

● 총알의 각도 :

경찰의 최초 보고서에는 경찰이 화이트를 등 뒤로 수갑을 채운 뒤 순찰차 뒷좌석에 태우고 문을 닫고 나자 곧바로 총소리가 들렸고 화이트가 앞으로 고꾸라졌다고 기술돼 있습니다. 화이트가 자기 등 뒤로 총을 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부검의의 보고서는 전혀 달랐습니다. 총알은 화이트의 앞 가슴으로 들어가서 폐와 심장을 관통한 뒤 왼쪽 옆구리를 뚫고 나왔다는 겁니다. 만일 경찰 보고서대로 화이트가 수갑을 등 뒤로 찬 채 순찰차 뒷좌석에 태워졌다면 어떻게 총알이 앞 가슴으로 들어가 옆구리로 나올 수 있을까? 이 또한 말이 안 되는 모순이라는 게 아버지의 설명입니다.

● 자살의 동기?

아버지는 아들 화이트가 전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22살 화이트는 약혼녀도 있었고 1살짜리 딸도 있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새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 월급도 꼬박꼬박 저축했다고 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교회 성가대로 활동하면서 드럼 연주도 했다는 겁니다. 부모를 떠나 독립한 이후에도 매일 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고 합니다. 도무지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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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수사 원점으로 :

이 사건은 2012년 알칸사스주 존스부로에서 숨진 21살 차비스 차터나 지난해 더햄에서 숨진 지저스 후에타의 죽음을 연상케 합니다. 이 두 사람 역시 순찰차에서 수갑을 찬 채 자살했다고 해서 파장이 일었던 사건들입니다. 화이트 아버지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경찰은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철저히 함구하고 있습니다. 또, 화이트의 아버지는 경찰의 거부로 아들의 시신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길도 막혀 있습니다. 이 사건은 경찰 자체 조사 결과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었는데, 아버지와 변호사의 의혹 제기로 지방 검사의 재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최근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는 젊은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미심쩍은 죽음으로 인해 소요사태까지 일어난 바 있습니다. 지금도 브라운의 죽음과 관련된 주변의 새로운 증언들이 속속 보도되고 있습니다. 퍼거슨 사태나 이 사건 모두 그 실체적 진실이 조속히 밝혀졌으면 합니다. 그게 바로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해나가는 근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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