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이 건물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할 경우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재는 카페 운영자인 최 모 씨 등이, 옛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의 재산권과 생존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습니다.
최 씨는 서울 강서구에 있는 심 모 씨 건물을 빌려 카페를 차렸지만, 1년 반 뒤에 건물주 심 씨가 건물을 철거한 뒤 다세대 주택을 짓기로 했다며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하자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최 씨는 "카페 개업 당시 5년 이상 계획을 갖고 시설투자를 했고 계약기간 3년을 요청하자 심 씨가 걱정 말라고 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며 임대인 심 씨에게 이주에 따른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심 씨가 이를 거절하고 점포 인도 청구 소송을 내자 최 씨 등은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임대차보호법 10조 1항은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전 6개월부터 1개월 사이에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지만, 단서조항으로, 철거나 재건축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헌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민법상 채권에 불과한 임차권에 대항력과 계약갱신 요구권 등을 인정해 임차인의 지위를 강화시켜 주고 있다"면서, "임대인의 계약 자유와 재산권이 지나치게 침해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해당 법조항은 양측의 권리관계 균형을 맞추기 위한 규정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