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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에서 양반까지…호적대장으로 본 '노비 면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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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牙之, 道也之, 松牙之, 斗去非, 介老未, 自斤連, 多夫沙里…….

한자로 써 놓으니 뭐라도 되는 듯 보이지만 소리나는 대로 읽어보면 별 게 없는 단어들입니다.

앞에서부터 강아지, 도야지, 송아지, 두거비(두꺼비), 개노미, 자근연(작은년), 다부사리(더부사리) 순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단어들이 사람 이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조선시대에 실제로 양반들이 노비들에게 붙인 이름입니다.

동물 이름을 짓다 못해 '개노미'처럼 욕설 같은 이름까지 나왔을 정도이니 당시 노비들의 처지를 짐작할 만합니다.

노비들의 숙원은 신분 해방이었지만 선택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후손에 이르기까지 신분적 억압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주인으로부터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든가, 유랑자나 반역자가 되기를 감내하고 도망치거나 저항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노비 스스로 재물을 모으거나 전쟁에 나가 공을 세워 합법적으로 면천되는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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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여러 고문서에는 노비가 자신의 아래 또 노비를 소유할 만큼 경제력이 있었던 사례가 종종 발견됩니다.

권내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저서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역사비평사)에서 신분 상승을 꿈꾼 당대 노비들의 현실, 조선시대 천민들의 신분이 성장하는 과정을 호적대장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저자는 호적대장을 단서로 삼아 '김수봉'이라는 한 노비의 집안이 17세기 말부터 19세기까지 양반이 되기를 꿈꾸며 거친 험난한 여정을 복원합니다.

특정 집안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호적과 신분제도를 둘러싼 생활사 전반을 이해하도록 돕는 입문서이기도 합니다.

호적의 구성요소를 분석하면서 인구 구성원의 실상을 보여주고, 신분에 따른 직역의 분포와 명칭, 호적상 관직 기록 해독법인 행수법 등까지 상세히 소개합니다.

노비 상속 과정에서 소유자가 갈리면서 노비 가족이 해체되는 사례, 도망친 노비를 포기하지 못하는 주인들이 계속 그들을 호적에 올리면서 노비 나이가 200세까지 이르는 촌극, 노비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반영된 각종 우스꽝스러운 이름들도 노비를 둘러싼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읽을거리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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