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지난 주말이었죠.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 때 아닌 풀무치 떼가 습격해서 농작물 피해가 컸습니다. 수십억 마리라고 하면 그 규모가 도대체 어떨지 상상이 잘 안되는데요. 이런 곤충의 습격은 가끔씩 해외 토픽에서만 듣던 먼 남의 나라 일로만 여겨졌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벼 수확을 코앞에 두고 있는 농가들 피해가 걱정스러운데요. 먼저 피해농민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남 해남군 산이면 덕호 마을에서 벼농사를 하시는 민부기 씨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민 선생님 나와 계시죠?
▶ 피해 농민:
네, 네.
▷ 한수진/사회자:
먼저, 경황이 없으실 텐데 이렇게 이른 아침에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제도 종일 방제작업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다면서요.
▶ 피해 농민:
그렇죠, 네. 많이 수그러들었고요. 이 지역이 간척지와 3면이 바다에요. 우리는 간척지를 경작을 하지 않고 그 육답, 그 육답이라는 게 옛날에 있는 답을 말하거든요, 논. 거기를 경작하고 있어요. 오늘이 월요일이니까 딱 일주일 되었네요. 지난 월요일, 거기로 가보니까 이게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는데 시멘트 포장이 안 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있더라고요, 저희 논 옆에.
▷ 한수진/사회자:
떼로 뒤덮여 있었어요.
▶ 피해 농민:
도로가 안 보여요, 도로가. 이런 걸 처음 봤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고가면서 귀뚜라미로 착각했어요. 그래서 “무슨 귀뚜라미가 이렇게 나와 있나, 비가 오려고 나와 있나?”, 해서 보니까 귀뚜라미가 아니고, 귀뚜라미 같이 생겼는데 날개가 조금 자라서 이게 메뚜기더라고요, 딱 잡아보니까 생김새가 메뚜기.
이게 TV에서 뭐라고 하냐면 수 억 마리라고 하는데, 하여튼 셀 수는 없을 정도에요.
이게 풀이 안 보이고 벼가 안 보여 보여요. 엄청난 숫자인데 이게 알고 보니까 간척지에서 봄에서부터 있었다고 해요. 산란을 해가지고 무방비로 그대로 놔둬서, 영농단이 경작을 하는 곳인데 약 같은 것을 자주 안 하고, 유기농으로 경작을 한 거죠. 예전에는 맹독성, 고독성 농약을 많이 뿌렸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에전에는 안 보였는데, 친환경 농법을 하다 보니 나타났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 피해 농민:
그렇죠. 지금 고독성, 맹독성 농약이 지금 나오질 않아요, 전혀 나오지 않고 저독성 농약은 나오는데 우리가 그 저독성 농약도 못 써요, 친환경으로 벼농사를 하기 때문에.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 보시기에는 아마 친환경 농법과 관련된 게 아닌가, 예전에는 없던 일이라 그렇게 생각된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많이 놀라셨을 것 같고요.
▶ 피해 농민:
그렇죠. 지금 와서 보시면 엄청나게 많이 죽었어요. 그 밑에 냄새도 심해요.
▷ 한수진/사회자:
방제작업 이후로 사체들이 굉장히 많다, 하는 그런 말씀이시네요. 알겠습니다, 선생님 저희가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말씀을 듣고요. 계속해서 전문가분께 말씀 여쭈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전라남도 해남 지역의 메뚜기 떼 피해 농민 민부기 씨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계속해서 전문가와 말씀 나눠 보죠.
국립생물자원관 김태우 환경 연구사 연결합니다, 박사님 나와 계십니까?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네, 김태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뉴스에서 잘 접할 수 없었던 일 같은데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네, 근래에 보기 드문 메뚜기의 대 발생 상황을 접하게 되어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박사님, 먼저 이게 메뚜기인가요, 풀무치인가요? 농촌진흥청에서, ‘풀무치다.’, 이렇게 발표를 했던데요. 뭐가 다른가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메뚜기라고 하는 건 그 안에 여러 가지 종류가 섞여있는 거거든요. 메뚜기 과의 풀무치 라는 종이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메뚜기 과의 풀무치. 그러면 이번 경우에는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요, 정확하게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풀무치라는 종이니까 풀무치라고 부르는 게 맞고요. 메뚜기에는 그 안에 여러 가지, 등검은 메뚜기라든가, 각시 메뚜기, 모 메뚜기 종류가 굉장히 많은 통칭하는 이름이 메뚜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농민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풀무치가 색깔이 조금 다르다, 토종이 아니고 외래종 같다.’, 이런 이야기도 하던데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네, 평상시에 보는 그런 초록색깔의 메뚜기가 아니고, 지금 보시는 거는 군집형 풀무치라고 그래가지고 집단의 밀도가 굉장히 높다보면 애들이 서로 접촉 자극에 의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색이 초록색이 아니고 시커멓게 변화된 흑색 형이고요. 그래서 평상시에 보지 못하던 메뚜기 형태를 띠고 있어서 이게 외래종이 아니냐, 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외래종은 아니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원래 풀무치는 우리나라 전국에 다 살고 있는 종이거든요,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서해안 섬에도 살고 있는데 밀도가 그렇게 낮지 않거든요. 평상시에는 어쩌다가 한두 마리 정도인데 해남군에는 어떻게 굉장히 많은 수가 번식을 해가지고 밀도가 굉장히 높아진 상태에서 군집형의 풀무치 떼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토종 풀무치 갑자기 이렇게 많이 나타난 것, 여기에 대해서 지금 어떻게 이유가 나오고 있습니까?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풀무치는 원래 옛날에 성경에도 나오는 그런 생물인데, 메뚜기 떼가 창궐하기 위해서는 걔들이 번식지로 삼고 있는 넓은 광활한 땅이 있어야 합니다. 요즘에는 토지 관리나 이런 것 때문에 메뚜기들이 대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져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해남 지역이 새로운 간척지를 조성을 했고.
▷ 한수진/사회자:
앞서서도 농민께서 간척지 이야기를 하셨어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어떤 버려져있는 땅이 어떻게 보면 메뚜기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소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지역에 친환경 농법도 하시고 그 동안 건조한 날씨도 있었고 넓은 땅에 풀밭이 조성이 되다보면 자연스럽게 주변에 낮은 밀도로 있던 풀무치들이 그 쪽으로 모여들어가지고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최적의 번식 장소로 선택을 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이렇게 수 십 억 마리나 되는 풀무치가 이렇게 한꺼번에 나타날 수가 있는 거예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메뚜기들이 알을 낳게 되는데 그 알들의 휴면 능력이 굉장히 좋습니다. 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알 상태로 몇 년씩 이렇게 있을 수가 있거든요. 건조한 날씨에 부화하지 않은 알들이 몇 년 동안 아마 축적이 되었을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비가 오게 되면 그동안 묵혀져왔던 알들이 일시에 부화하는 효과가 있어가지고 개체 수가 증폭하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수십억 마리도, 하는 말씀이시네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이 지역이 지리적으로도 풀무치 떼가 창궐할만한 그런 여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그런데요, 친환경 농법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앞서 농민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네, 그렇죠, 메뚜기는 원래 살충제로 많이 방제를 해왔고요. 또 약효를 잘 받는 곤충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메뚜기는 크기가 크고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많이 관리를 해왔는데 메뚜기들이 살기에는 굉장히 최적의 장소, 어떻게 보면 풀밭에 자기 먹이들이 있고 알을 낳을 그런 넓은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생존에는 좋아 보이는 환경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요, 이번 경우는 당국이 발 빠르게 대처를 잘 한 건가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그렇죠. 지금 풀무치 같은 경우에는 알에서 부화해가지고 2~3개월 안에 성충이 만들어지면 대규모로 이동을 하는 군집형 메뚜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학명이 ‘Locusta migratoria’인데 ‘이주 메뚜기’ 라는 뜻입니다. 한자리에서 대발생을 해가지고 먹을 것을 먹어치운 다음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해가지고 피해를 일으키는 굉장히 유명한 해충 중에 하나인데 지금 유충인 경우에는 뛰거나 옆으로 움직이는 것 정도의 약한 이동밖에 하지 못하지만 성충이 되어서 풀무치가 되면 날아다녀서 주변에 다른 밭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데 성충이 되기 직전에 빠른 방제를 해주었기 때문에 확산 우려는 낮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나마 이번 같은 경우는 성충이 아니라 유충이어서 그렇게 또 멀리가지는 못했겠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씀이시고요. 그런데요, 지금 이 주로 피해를 끼치는 농작물들은 어떤 건가요?
▶ 김태우 환경 연구사 / 국립생물자원관:
풀무치는 원래 강가나 바닷가, 섬에 살면서 주변에서 자라는 볏과 식물을 많이 먹고 있는데 야생에서는 갈대 같은 식물을 많이 먹습니다. 그런데 갈대 옆에 다른 볏과 식물인 벼라든가 수수, 옥수수 이런 것들이 있으면 그런 것들도 충분히 갉아먹을 수 있고요. 농작물을 먹어치워서 그 지역에 만약 자기가 먹는 식물이 없어진다고 하면 평상시 먹지 않던 식물까지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있거든요. 먹을 것이 없으면 닥치는 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냥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군요. 자, 이번에 이런 피해를 저희가 봤으니깐요. 다시는 같은 피해가 없도록 대책도 단단히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김태우 환경 연구사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