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농업개발사업의 하나로 1973년 준공된 경기도 화성시 인공담수호 '남양호'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수질 오염과 장마철 농경지 침수 등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곳에서 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는 화성시 장안면과 우정면 지역 농민들이 피해를 막기 위한 준설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바닥 준설과 배수갑문 확장에 필요한 예산이 2천300억원에 달해 남양호 관리 주체인 농어촌공사와 농림식품수산부 모두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장안면에서 태어나 30여년 넘게 농사일을 하고 있다는 양대석(54)씨는 요즘 농부로서뿐 아니라 남양호준설대책위원장으로 일하느라 바쁩니다.
남양호준설대책위는 올 3월 우정면과 장안면 지역 농민단체로 구성돼 남양호 준설의 필요성을 홍보하며 정부에 준설을 촉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준설토가 쌓이면서 저수량이 낮아 바닷물이 들어오기도 하고, 집중호우때는 30㎜만 와도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양 위원장은 "원래는 2m 정도 수위가 되던 곳이 지금은 170㎝가 흙으로 쌓여 있고 겨우 30㎝ 정도만 물이 차 있어 농민들이 장화를 신고 걸어 다닐 정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렁이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남양호 주변 농민들은 올 5∼6월 모내기를 하고 나서 일주일 후 논에 넣은 우렁이가 폐사하는 피해를 봤습니다.
저수량이 낮아지면서 수질도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우렁이 폐사는 올해 처음 겪는 일입니다.
또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때는 낮은 지역 농경지로 남양호 물이 역류하면서 벼가 쓰러지는 피해를 본 농경지가 500㏊가 넘었습니다.
농민들은 이 모든 피해가 남양호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발생한 일이라면서 하루빨리 준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이런 피해를 우려해 준설을 요구했으나 화성시, 경기도, 남양호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 어느 한 곳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참다못한 농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준설사업 촉구 서명운동을 벌인 뒤 올 4월 2천명이 넘는 농민의 서명부를 농림식품수산부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양 위원장은 "남양호 주변에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많은 토사가 유입돼 현재 담수량이 예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정부가 심각성을 인식해 하루빨리 타당성 연구용역이라도 해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화성시와 농어촌공사도 준설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선뜻 준설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2천억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 때문입니다.
현재 890만㎥로 추정되는 토사 퇴적량을 준설하는 수질개선 작업에 1천430억원,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배수갑문 확장 공사에 871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됩니다.
화성시와 경기도, 농어촌공사는 이 예산을 집행할 능력이 안된다며 발을 빼고 있어 농민들은 정부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농림식품수산부 농업기반과 관계자는 "워낙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다 보니 경제성과 주민의견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준설 등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 남양호 =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우정면과 평택시 포승면 사이에 있는 인공호수로 농업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1973년 조성됐습니다.
유역면적은 209㎦, 수면적 8㎦, 총저수량 3천148만9천t이며, 인근 3천448㏊ 농경지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