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한수진의 SBS 전망대] 교황에게 세례 받은 유족 "역사상 없는 일"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동영상 표시하기

* 대담 : 이호진 (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 한수진/사회자:

방한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제, 애초에 일정에 없었던 매우 각별한 의식을 거행했습니다. 12억 가톨릭 신자의 수장인 교황이 단 한 사람을 위한 세례식을 연 건데요. 특별한 세례를 받은 사람은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이호진 씨였습니다. 이호진 씨는 십자가를 어깨에 이고, 달포 동안 전국을 도보 순례한 바 있고요. 그 십자가를 며칠 전 교황에게 전해주면서 세례를 부탁했다고 하죠.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고(故)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 전화 연결되어있지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어제 교황의 단독 세례는 몇 시, 어디서 받으신 건가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6시 반에 교황청 대사관에서 받았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 한수진/사회자:

세례 의식 때 아주 감회가 각별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습니까?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그건, 감격이고 감동이었고요. 그리고 뭐라고 표현을 해야 그 때 현장의 분위기를 전할 수 있는지 그게 어려울 정도로,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그냥 황홀했다고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황이 단 한 사람을 위한 세례를 베푼다는 것, 아주 큰 의미가 있다면서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천주교 역사상에 다시없는 일이고요, 처음이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89년도에 요한 바오로 2세 성하님께서 세례 해주신 건 단체로 해주신 거고, 단독 세례는 아마 제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세례식이 어떻게 진행이 됐습니까? 어떤 순서로 이루어졌나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전형적인 천주교 세례식은 세계 어느 곳에서 받더라도 그 순서는 똑같습니다. 교황님께서 세례 직전에 이렇게 해주시고, 통역 문제 때문에 보좌신부님께서 많이 도와주셨고요. 순서대로 진행이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세례 받을 때 세례명도 함께 얻게 되는 거죠? 세례 받는 분이 염두에 두는 세례명이 있다고도 하고. 이호진 선생님의 세례명은 이 선생님이 원하시던 이름으로 하게 된 건가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프란치스코’라는 세례명을 제가 받았는데요. 그건 제가 원해서 된 거고. 보통 세례를 받을 때는 본인이 원하는 세례명으로 받는 것이 원칙이고. 아주 특별한 경우에는 세례명을 주시는 경우도 있고.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세례명을 원하시던 이유가 있으시겠죠?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아무래도 현재 교황 성하님의 세례명이 프란치스코이고요. 그리고 교황님이 직접 저에게 세례를 주시는 그 문제이기 때문에 교황님이 갖고 계신 세례명을 제가 받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 세례명으로 제가 정했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 한수진/사회자:

세례 전후로 교황께서 이 선생님께 어떤 소중한 말씀을 전해주시던가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교황 성하님이 세례를 주는 그 의미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 의미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천주교 신자로서 정말로 신앙에 열중하면서 낮은 자세로 이렇게 생활하고 진정한 천주교인으로 남을 위해서 이렇게 기도하면서 살라는 그러한 메시지를 보좌신부님을 통해서 저한테 설명해주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톨릭 신자로서 겸손한 자세로 살아라, 남을 위해서 살아라, 이런 말씀을 전해주셨다, 그리고 교황께 직접 세례를 받는 것에 대한 의미도 말씀을 해주셨다고요. 어떻게 표현을 하시던가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그건 당시 제가 듣기로는 천주교 역사상 처음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처음이라는 말씀은, 교황님이 세례를 안 준다는 그 의미는 아니고. 교황님께서 예정에 없던 일정 속에서 일반 신자를 단독으로 그렇게 세례를 여는 일은 천주교 역사 상 없었다, 이렇게 알아들으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본문 이미지 - SBS 뉴스

▷ 한수진/사회자:

말씀을 듣고 보니까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오네요. 앞으로도 이런 예외적인 일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도 좀 드네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그런 이야기도 전해 들리던데요. 실제로 그런 말씀도 있으셨습니까?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그런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것 같은데, 네, 그렇게 전해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정말 이렇게 큰 의미가 있는 세례를 받으신 거예요. 혹시 이 선생님께서도 교황님께 무슨 말씀 좀 하셨습니까?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광고
광고 영역

당연히 제가 말씀을 올렸죠. 여러 말씀을 제가 드렸는데. 제가 교황님한테 “끝까지 교황님, 정말 건강하셔야 된다” 그 말씀을 간곡히 드렸고요.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해서 기도를 부탁드렸고. 바티칸에 가서도 그 천사들을 위해서 꼭 기도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교황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면서 그렇게 하시겠노라고 답변을 주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천사들이라는 말씀을 하셨다는데. 지난 번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아마 우리 어린 학생들을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모든 희생자 분이 포함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304분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자, 지금 선생님께서는 교황님을 뵌 게 처음이 아니잖아요. 며칠 전에 대전 행사 때도 만나신 적이 있었고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그 부분에 대한 말씀을 잠깐 드리면, 제가 체육관에서 교황님을 뵈었을 때는 교황님도 저를 이제 당연히 처음 보신 거죠. 그래서 이때 저는 상당히 긴장이 되었었고. 이제 교황님은 다른 유족 열 분과 함께 저를 보셨는데, 이번에 대사관에서 교황님을 뵈었을 때는, 교황님과 저는 이제 구면이잖아요. 그래서 교황님의 미소가, 환하게 웃으시는 그 미소가 저를 알아보시는 듯 하셨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감동이 남달랐습니다. 그 때는 제가 수염을 기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세례 받을 때는 제가 깨끗하게 면도를 하고 정장차림을 하였었는데 교황님이 저를 알아보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미소를 보내시는데 정말 너무 감격했습니다. 감동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처음에 뵐 때는 아무래도 긴장된 상태였을 텐데 어제는 그렇지 않았다, 하는 말씀이신 것 같고요. 그래서 아마 위로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그 부분은 상당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습니다. 그러고 보면 지금 교황께서 광화문 행사도 그렇고요. 한 달 넘게 단식중인 유족들의 손을 아주 따뜻하게 잡아주셨잖아요. 이번 방한 때도 세월호 유족들에게 아주 또 각별한 마음을 보여주셨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교황님이 저한테 직접 세례를 주신 것은 저에게 희망을 주시고 저에게 좌절 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 교황님이 세례를 주신 크나큰 은혜도 있지만, 좀 더 크게 보자면 세월호 유족 전체를 교황님이 어루만져주셨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결코 힘들고 외롭고,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결코 교황님이 외면하지 않으신다, 그 분들은 누구든지, 상대가 누구든지 다 이렇게 품어 주신다는 그런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서 이번 교황님의 방한은 유족들한테 정말로 많은 희망을 주신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과연 정작 우리 사회는 그렇게 따뜻하게 유족들을 품었는가 하는 면에서도 저희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좀 던져보게 되는데요. 교황께서 한국을 떠나실 때 세월호 십자가라고 하죠, 십자가도 같이 로마 교황청으로 갖고 가신다면서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바티칸으로 교황님이 가지고 가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답변 들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이 선생님께서 달포 가량 지고 다니셨던 바로 그 십자가지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며칠 동안의 도보순례였죠?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총 39일간 이르는 기간이었다고.

▷ 한수진/사회자:

네, 순례 거리만 해도 1천Km에 육박했다면서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1천km는 안되고요. 기록상 918km로 나왔습니다. 우리말로 2천 2백리 길에 달하고요. 그리고 걸음 수로 따지자면 정확하지 않지만, 180만보 정도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십자가를 교황께 전해드렸던 마음은 어떤 마음인가요?

▶ 이호진(세월호 희생, 고 이승현 군 아버지):

십자가는 여러 가지 상징적인 뜻이 있습니다. 어떤 말을 해도 십자가 앞에서는 다 그게 통할 수가 있는 말인데. 저희가 처음부터 교황님한테 전해드리고자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은, 세월호에 대한 희생자들을 잊지 마시고 그리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마음을 저희가 전하기 위해서 십자가를 교황님에게 전해드릴 생각을 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래서 그 마음을 꼭 간직하시겠다고 교황께서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이제 오늘이면 교황은 떠나시고 유족들, 냉엄한 현실에 부딪쳐야 하는 상황인데요. 백 일 넘도록 정치권이 이 문제 잘 풀지 못하고 있는데 부디 잘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요. 달포 동안 또 도보순례 하시면서 많이 힘겨우셨을 텐데 건강관리도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저희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