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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진전없는 美 정부서 北 인권이슈 고개 드나

케리 "수용소 즉각 폐쇄 촉구"…국무부 "北 변화 압박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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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강제노동수용소를 즉각 폐쇄해야 한다"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13일(현지시간) 발언이 워싱턴 외교가에 미묘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케리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이처럼 강도높게 비판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케리 장관이 지난해초 취임 이후 북한인권 상황을 간간이 거론하기는 했지만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강제노동수용소(gulag) 문제를 '콕 찍어' 언급하면서 즉각적 폐쇄를 촉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사실 미국의 대북정책 어젠다에서 북한 인권문제는 북핵 문제에 밀리는 후순위(back-burner) 이슈다. 핵 문제를 놓고 제재를 강화할 것이냐, 대화를 재개할 것이냐가 주요한 초점이었고 인권 문제는 이와는 동떨어진 별개의 이슈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핵 문제가 장기 공전되고 워싱턴 정책서클 내에서 '피로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올해초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나오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적 다자무대는 물론이고 미국 의회까지 나서 북한 인권이슈를 부각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 인권문제를 드러내놓고 공론화하는데 부담을 느껴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도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게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9월부터는 유엔 무대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되고 COI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후속조치가 모색될 가능성이 크다. 이어 10월 북한인권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워싱턴 등지에서 대규모 기념행사가 예정돼있는 점도 북한 인권에 대한 정책적 관심도를 높이게 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는 '전략적 인내' 정책에 일정한 출구를 마련한다는 측면도 있다. 전략적 인내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다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협상론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북한 인권을 고리로 새로운 대북 압박전략을 모색해보는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케리 장관의 이 같은 발언만으로는 대북정책의 초점이 인권 쪽으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인권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현실적으로 '대화의 여지'가 차단되고 예기치 못한 도발을 초래하면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케네스 배를 포함해 세 명의 미국인이 사실상의 '인질'로 억류돼있는 점도 정책적으로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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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서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북한 인권을 지나치게 부각하기보다는 경제제재와 정보확산과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하나의 유효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케리 장관의 발언에 대해 "우리는 오래전부터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케리 장관의 이번 발언은 (기존 입장에) 추가적인 무게를 실어준다"며 "분명히 북한의 변화를 가일층 압박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북핵문제가 계속 공전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 어젠다에서 인권이슈가 들어설 여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시각이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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