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 잘 지냈어요? 기분 좋아요!"(브라이언 메이)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기습적인 한국어 인사에 팬들이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데뷔 40여 년 만에 처음 한국을 찾은 밴드 '퀸'의 전설은 현재진행형이었다.
관록과 열정이 동시에 느껴지는 무대에 관객들은 한순간도 시선을 떼지 못하고 열정적인 합창으로 공연을 즐겼다.
빗방울이 떨어진 뒤 부쩍 차가워진 공기도 퀸과 관객이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14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음악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4'에서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퀸'(Queen)의 공연이 열렸다.
1971년 결성된 퀸은 프레디 머큐리 사망 이전까지 멤버 교체 없이 '보헤미안 랩소디',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록 밴드다.
앨범 판매량 3억 장에 'UK 앨범 차트' 1천300주 이상 등재라는 대기록을 보유했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과 그래미 명예의 전당,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1991년 머큐리 사망 이후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펼치는 밴드는 2012년 런던올림픽 폐막식 공연에서 머큐리의 영상이 함께하는 라이브 무대를 가진 바 있다.
퀸의 내한 공연은 1971년 결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1984년 프로모션 차 방한한 적이 있지만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한국 방문도 처음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팝스타 아담 램버트가 보컬을 맡았다.
프로그램을 통해 퀸과 인연이 닿은 램버트는 2012년부터 투어 공연도 함께하고 있다.
메이는 최근 인터뷰에서 램버트와의 공동 작업이 '하늘의 뜻'이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공연이 예정된 오후 8시30분이 다가오자 메인 무대에는 퀸을 상징하는 마크가 그려진 가림막이 내려졌고 뒤편에서는 마지막 사운드 체크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효과음 소리가 커지자 스탠딩석을 채운 관객들이 규칙적인 박수로 밴드를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전자음과 드럼, 기타 소리가 차례로 이어지며 중첩되더니 램버트의 목소리와 함께 천막이 내려가면서 드디어 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의상의 브라이언 메이와 흰 셔츠에 검은 타이를 맨 로저 테일러(드럼), 몸에 달라붙는 검은 가죽 의상의 램버트는 강렬한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매력인 '나우 아임 히어'를 시작으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두 시간을 꽉 채운 공연을 통해 총 22곡을 선사한 퀸의 무대는 그야말로 팬을 위한 모든 것이 차려진 밥상이었다.
'젊은 피' 램버트의 열정적인 무대 매너와 메이와 테일러의 관록의 연주, 그리고 수많은 명곡에 관객의 환호가 끊어지지 않았다.
'킬러 퀸', '섬바디 투 러브', '라디오 가가', '보헤미안 랩소디', '위 윌 록유', '위 아 더 챔피언' 등 익숙한 명곡이 이어질 때마다 관객은 거침없는 헤드뱅잉으로 무대를 즐겼다.
특히 메이와 테일러는 좌중을 압도하는 '전설'다운 연주 실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 노래도 직접 부르며 관객과 호흡했다.
특히 공연 중간 드넓은 우주 이미지를 배경으로 선보인 메이의 기타 솔로는 압권이었다.
메이는 또 인사말에서 유창한 한국어 발음을 뽐내거나 "한국 사람들이 정말 아름답고 친절하다"는 찬사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공연 내내 흔들림없는 컨디션으로 관객의 호응을 끌어낸 램버트의 파워풀한 가창력도 상상 이상이었다.
관객이 노래를 따라 부르도록 유도한 램버트는 "한국 사람이 미국 사람보다 훨씬 낫다. 끝내준다"고 찬사를 보내 환호를 받기도 했다.
무대 중앙과 양쪽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서는 단순히 공연 장면만 전달된 것이 아니라 밴드의 과거 영상이나 노래에 어울리는 특수 이미지가 펼쳐져 공연에 맛을 더했다.
특히 공연 초반 메이의 기타 헤드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소형 카메라를 통해 기타 연주를 코앞에서 보는 듯한 기분도 만끽할 수 있었다.
역시 공연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가 등장하던 순간들이었다.
공연 중간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홀로 무대에 선 메이는 "이 한 곡은 프레디를 위해서 부르겠다"면서 '함께 불러달라'고 한국어로 부탁했다.
그가 부른 곡은 다름 아닌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였다.
노래는 그에게서 시작해 관객으로, 그리고 무대 뒤쪽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프레디 머큐리에게 이어졌다.
관객들은 기쁨과 슬픔을 모두 담아 무대를 향해 종이 비행기를 날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