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사랑과 희망의 복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는 기쁨으로 저는 여러분에게 갑니다.” 네, 가난한 자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10시 반,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합니다. 4박 5일 동안 아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서울과 대전 등을 오가면서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차동엽 신부와 이번 방한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차동엽 신부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세요.
▶ 차동엽 신부:
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신부님, ‘따봉 프란치스코 교황의 열 가지’, 이런 책 쓰셨잖아요. 신부님, 특히 교황의 방한에 대해 각별한 심정이시겠어요?
▶ 차동엽 신부:
네, 대단히 반갑죠. 반가운데, 반가운 분 만날 때 어떤 기분인지 자기도 모르잖아요, 오늘 그런 기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웃음) 좀 얼떨떨하신가요?
▶ 차동엽 신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자, 지금 이번 방문이 순방이 아니라 우리나라 단독 방문이라면서요, 이게 상당한 의미가 있는 거죠?
▶ 차동엽 신부:
그렇죠, 굉장한 의미부여를 우리가 해도 될 것 같아요. 사실 초청은 여러 나라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걸 엮어서 방문하실 수도 있는데 단독 방문을 해주셨어요. 그만큼 한국 사회가 처해있는 지정학적인 그런 상황적인, 선교적인 위상이 남다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지정학적으로 동아시아 평화의 어떻게 보면 여기가 가장 내관에 가까운 곳이고, 또 우리나라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에서 희망과 치유를 많이 갈망하니까 그것도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으시고 싶으신 거고, 그리고 또 우리 시복식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신다면 이거는 또 단순히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한국 가톨릭계에다가 힘을 실어주시기 위한 뜻도 있으시다, 이렇게 생각이 돼요.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일단 방한 일정을 첫날부터 살펴보면 말이죠. 오늘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 일정들이 있던데요. 어떤 말씀들을 나누실까요?
▶ 차동엽 신부:
우선 저는 교황님이 경청하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아주 우선 대통령을 만날 때는 대통령의 입장을 경청할 거고 또 다른 종교인을 만나면 다른 종교인의 입장을 경청할 거고, 그래서 경청을 다 하신 다음에 한 마디 격려도 하시고, 거기에 대해서 당신 생각도, 원론적인, 원칙적인 그런 생명 존중의 생각이라든가 평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라든가 이런 걸 말씀하실 것 같은데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또 일부에서는 현안들에 대해서도 어떤 구체적인 말씀을 좀 나누시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 섞인 희망들도 있는 것 같아요. 가령, 세월호 문제라든지요.
▶ 차동엽 신부:
현안들에 대해서는 교황님이 하시는 방법이, 일단은 당사자들을 다 만난 다음에 제 생각에는 한국에서는 현안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직접적인 주문은 안 하시고 다 메모를 하시고, 다 메모를 하시고 사후에 도울 일을 모색할 것이라고 저는 봐요. 교황님은 이런 일에는 굉장히 신중하신 분이고 아주 또 포괄적인 사고를 하시는 분이에요.
그러니까 모르는 거에 코치는 안 하시죠. 자기가 모르면서 훈수를 안 두시죠. 아무래도 간격이 있으니까, 거리가 있으니까 사태 인식을 당신은 양측을 다 들어보시고 하실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예, 가령 뭐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직접적인 말씀을 바로 하시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먼저 유가족들을 만나보시고 난 다음에.
▶ 차동엽 신부:
다 들어보고, 다 들어보시고. 메모에 의지해서, 또 바티칸에서도 이게 사실에 부합하는 것들을 확인한 다음에 아무래도 서한을 보내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런 방식이 될 것이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예, 그 다음에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만남도 지금 계획이 돼 있어요. 유가족 분들이, 뭐 특별법이 난항을 겪는 이유, 단식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좀 말씀드리고 싶다, 이런 의사를 이미 밝힌 적이 있고요.
▶ 차동엽 신부:
아마 충분히 시간을 드릴 거예요, 충분히. 그래서 당신이 하실 일을 신중히 모색하실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이번 방한 일정에서 보면 세월호 유가족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도 있고요. 밀양 송전탑 주민도 있고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시더라고요. 근데 교황께서 한국의 이런 문제들을 정말 다 잘 알고 계실까요?
▶ 차동엽 신부:
기본 정보는 보고가 되죠. 어떤 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사전에 조율이 된 거니까 그 사람은 내가 왜 만나야지? 그러면 거기에 대한 기본, 객관적인 정보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것은 관례상 보고가 되게 되어 있죠. 그리고 이제 1:1로 본인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 근데 이 분들을 이렇게 만나시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겠죠?
▶ 차동엽 신부:
어, 약자들에 대한 교황님의 사랑은 특별하니까... 그런데 교황님은 통치자의 입장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발언은 안 하실 거예요. 정치인들의 입장이 또 있으니까 그것도 가서 들어보실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늘 부자보다는 가난한 자, 강자보다는 약자를 보듬어온 그런 분이시니까.
▶ 차동엽 신부:
제가 하여간 이러한 상징적인 행위를 통해서 정치인들이 본인들의 역할에 대해서 성찰하고 최선을 기하도록 뭔가 무언의 촉구 같은 것은 이미 상징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죠, 이것이.
▷ 한수진/사회자:
네, 이미 오시기도 전부터 우리 사회에 많은 메시지를 던지고 계신 것 같아요.
▶ 차동엽 신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예, 그리고요. 그 광화문에서 시복미사가 있는데 말이죠. 일단 정확하게 이 시복미사라는 게 어떤 건가요?
▶ 차동엽 신부:
보통 순교자들이 있거나 아주 덕이 많은 신앙인이 있거나 그러면 이제 성인품에 오르는 절차가 있습니다. 근데 성인품에 오르기 직전에 하는 미사가 시복미사에요. ‘복’자라고 해가지고 복된 사람들이다, 그래서 일단 시복미사가 있고, 세월이 흐르고 나서 여기에 하자가 없고 이것에 어떤 은혜가 확인이 되면 성인품에 오르는 절차가 또 나중에 따로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근데 정말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는데 말이죠. 그런데 경호나 격식을 워낙 교황께서 싫어하셔서 정작 지금 경호하는 사람들이 난리가 났어요. 걱정이 많던데요.
▶ 차동엽 신부:
이 부분도 교황님의 메시지가 있는 거예요. 다른 메시지가 아니라 그냥 경호의 편의를 위해서 단지 특권을 누리지는 않겠다, 그거는 경호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고 당신은 특권을 포기하겠다. 그러니까 늘 모든 문제에 있어서 서민들하고, 일반인들하고 항상 똑같은 수준의 삶을 당신은 산다. 이 메시지를 지금 전하기 위해서 이 비싼 값을 치루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 예. 낮은 자리에서 소탈한 모습으로 함께하고 있다.
▶ 차동엽 신부:
그리고 또 이런 것도 있어요. 제가 봤을 때는 경호하시는 분들은 경호하시는 분들이지만 살신성인의 정신도 있어요. 그냥 그러다가 또 죽으면 죽으리라, 이런 것도 당신 안에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유, 그런 일은 있으면 안 돼요. 하여튼 초연하시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차동엽 신부:
그런 일은 있으면 안 되죠.
▷ 한수진/사회자:
네, 그래요. 근데 이번에 보면 차량도 방탄이 안 되는 그런 국산 중소형차 쓰기로 하셨고 방탄 조끼도 당연히 안 입으신다고 하네요.
▶ 차동엽 신부:
그 경호 하시는 분들이 많이 양해를 해주시고 그냥 불편하시더라도 참아주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웃음), 네.
▷ 한수진/사회자:
자, 지금 프란치스코 교황 환영하면서 네티즌들이 이런 말 했더라고요. ‘역대 가장 예수님에 가까운 꽃미남 교황님’, 뭐 이런 표현을 쓰셨는데, 신부님도 이 비슷한 말씀하셨어요. ‘교황님은 순도 100% 짝퉁 예수님’, 이런 말씀 하셨네요. 어떤 의미에서?
▶ 차동엽 신부:
교황님의 여러 서적, 발언을 보면 예수님을 흉내 낸다, 또는 예수님을 본받는다, 닮는다, 이런 표현을 많이 쓰세요. 근데 그게 짝퉁이라는 말로 보인 거고 그런데 정말 예수님 같다, 라고 해서 100%짜리 이렇게 해서 제가 붙여드렸어요. 좀 속되죠? 근데 교황님이 싫어하시지는 않을 것 같은데. (웃음)
▷ 한수진/사회자:
예, 아주 또 친근한 표현으로 쓰신 것 같은데요. 근데 역대 교황님과는 다른 느낌이 있나보죠? 신부님도 그러세요?
▶ 차동엽 신부:
다른 느낌이 있어요, 다른 느낌이 있고요. 저는 교황님이 ‘종교계의 메시다’ 그런 말을 드리고 싶어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말을 많이 하지는 않으시는데 골을 잘 넣으세요. 결정적인 골을 넣으세요. 실효적인 발언과 행동을 하실 줄 아는 분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 예. 그것 참 참 와 닿는 표현인데요.
▶ 차동엽 신부:
한국에 오셔서도 몇 골 넣으실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예, 그래서 아주 대한민국이 교황님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차동엽 신부와 말씀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