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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고수' 별난 법관의 톡톡 행보 6개월

강민구 창원지법원장…전 직원과 '차담' 소통·예술법정 조성


구글 선호 소스에 SBS뉴스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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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취임 6개월을 맞는 강민구(56·사법시험 24회) 창원지방법원장의 '별난 행보'가 지역 사회에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사법정보화 전문가에다 'IT 고수'답게 대법원에서나 구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를 선뜻 내놓아 지역 법조계 인사들을 놀라게한데다 강연 등을 통한 재능 기부, '예술법정' 만들기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강 법원장의 업무상 목표는 창원지법을 전국 최고의 법원으로 만드는 것이지만 창원을 중심으로 한 경남 사랑 또한 도민들이 놀랄 정도다.

강 원장은 지난 2월 13일 취임식부터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파워포인트(PPT)로 취임사를 하는 '변화'를 선보였다.

취임사에서 "재판 업무에서 관행에만 안주하지 말고 새롭고 신선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며 복잡한 고난도 사건 등에 PPT 구술변론 활용, 찾아가는 열린 법정 등을 주문했다.

이어 강 원장은 법원 전체 직원들을 집무실로 초대해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차담'(茶談)을 시작했다.

손님을 맞는 그의 소파 앞쪽 테이블에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주전자와 찻잔 등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다.

강 원장은 판사와 사무직, 하위직 등 직급을 가리지 않고 6명씩 불러 자신이 손수 덖은 녹차와 핸드드립 커피 등을 대접하며 1시간 정도 대화했다.

일부에서는 얼마 안 가 그만둘 '전시성 아이디어'로 치부했지만, 이 차담은 5개월 동안 계속돼 결국 350명 전체 직원과 직접 소통했다.

직원들의 건의와 어려움을 들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화합을 경험하는 자리였다고 강 원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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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담에서 자녀가 학생회장을 맡은 학교에 선물을 줄 게 없다는 한 직원의 민원에 자신이 '특강 선물'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강 원장은 지난 6개월간 사법행정에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하는데도 앞장섰다.

1985년부터 3년여간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근무하면서 미국산 중형 컴퓨터의 워드프로세서 기능을 처음 보고 나서 컴퓨터에 푹 빠져 살았던 경험을 밑천 삼아 지역 기관단체장으로서는 흔치 않은 'IT 고수'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강 원장은 육사 근무 당시 전산 장교들의 도움으로 파스칼(Pascal)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실전형 컴퓨터 기술까지 두루 섭렵했다.

지금도 법원 집무실에는 4대의 대형 모니터와 노트북, 데스크톱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멀티데스킹시스템'을 갖춰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틈나는 대로 축약링크를 만들거나 대용량 파일을 공유하는 법 등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직원들에게 소개했다.

그러다가 지난달부터 아예 법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IT 강좌를 열었다.

이른바 '열려라! 톡톡!'이라는 이름의 'IT MIND UP 프로젝트'다.

내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각종 소프트웨어와 신기술, SNS 등을 소재로 한 IT 특강을 오는 11월까지 매주 월요일 진행하고 있다.

강 원장이 추구한 소통은 '예술법정'에서 극대화됐다.

딱딱한 법정에 110점의 수준 높은 예술품을 내걸어 법정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강 원장이 2년 전 북유럽 견학 대 둘러봤던 스웨덴 웁살라지방법원 법정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의 로비 등에 예술작품이 전시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 근대사법 100년 만에 도입한 참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예술법정에 대한 반응은 좋았다.

소년법정에 가족의 소중함과 마음의 안정을 도모하는 '양귀비 가족'을 전시하고, 협의이혼 대기실에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동행'이라는 사진작품을 내거는 등 '예술로 소통하는 법정'을 구현했다.

지난 6개월간 예술법정에 심혈을 기울인 강 원장은 "예술법정이 사건 당사자들에 안식과 여유를 선사해 법정이 극한 대립의 현장이 아닌 사랑과 평화가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 강 원장은 취임하는 날부터 1주일에 2번씩 '창원 이야기'로 소통했다.

그날 느낀 자신의 단상이나 컴퓨터 활용법, 자신의 근황, 예술법정 소개 등 다양한 소재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작성하는 글이다.

강 원장은 이 글을 법원 직원은 물론 지역 변호사와 법무사 등 수백 명에게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낸다.

그동안 보낸 글이 벌써 A4 용지 기준으로 400쪽 분량이다.

서울 기준으로 '천리라 창원길'이라고 부를 정도로 먼 곳에 부임했지만 '창원 이야기'를 작성하며 창원에 정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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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사 근처의 용지호수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과 주남저수지, 안민고개, 마산 저도 등을 꼼꼼하게 돌아보며 느낀 감상에는 지역 주민보다 더 깊은 지역 사랑이 담겼다.

'창원 이야기'에는 지역사회가 법원과 법원 가족에 대해 이해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바라는 강 원장의 마음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강 원장은 "공원과 숲, 각종 먹을거리가 많은 창원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서울사람도 부러워할 만한 하다"며 "앞으로 1년 안에 창원지방법원을 전국 최고 법원으로 만들어 창원이 전국 최고도시가 되는데 일조하겠다"고 창원에 대한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조용하면서도 톡톡 튀는 한 지방법원장의 행보가 법원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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