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빌라 살인 사건'의 경찰 수사가 오늘(8일) 일단락됐지만 남편 사망 원인 불명, 내연남 살해 시기 미상 등 많은 궁금증을 남겼습니다.
이 가운데 10년 전 어머니를 도와 아버지의 시신을 유기한 큰아들(28)에게 '사체은닉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큰아들이 아버지 시신을 유기한 시점은 10년 전이고, 사체은닉죄의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도 아들이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위법 상태가 지속한다고 판단, 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다시 말해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29일부터 공소시효를 따져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경찰이 이런 방안을 검토한 것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안타까움 등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러나 법조계의 의견은 대체로 "큰아들에게 사체은닉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범행은 크게 '즉시범'과 '계속범'으로 나뉩니다.
즉시범은 범행 시점이 특정되는 '살인죄'와 '상해죄' 등이 해당합니다.
계속범은 위법 상태가 유지되는 '주거침입죄', '감금죄' 등이 대표적입니다.
즉시범은 범행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적용되지만 계속범은 위법 행위가 없어질 때까지 종료되지 않습니다.
경찰은 큰아들의 사체은닉을 계속범으로 보고 처벌할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피의자 이모(50·여)씨는 "자고 일어났는데 특별한 지병이 없던 남편이 숨져 있었고 남편을 사랑해서 시신을 보관했다"며 "이불을 덮어 일단 베란다에 놔뒀고 부패가 시작돼 거실에 있던 고무통에 넣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큰아들도 경찰에서 "10년 전 어머니를 도와 아버지의 시신이 담긴 고무통을 작은 방으로 옮겼다"고 증언했습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모자의 진술은 진실에 가깝다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사체은닉죄는 시신을 처음 숨긴 시점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따지는 것이 맞다"며 "위법 행위가 계속되고 위법을 인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계속범에 포함하면 공소시효를 둔 의미가 없어진다"고 밝혔습니다.
공소시효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거 판단이 곤란해지는 등 법의 안정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일부 성범죄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결국 경찰은 큰아들에 대해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