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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美 가뭄지역 중부· 남부로 확대…원인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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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지역이 사상 유례가 없었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7월 31일 미 농무부(USDA)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절반이 넘는 58%가 가뭄의 최고 단계인 D4 즉, ‘비정상적(Exceptional)’인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비정상적인 가뭄지역은 3개월 전 25% 정도에서 현재는 58%까지 급증한 상태다. 나머지 캘리포니아 지역도 극심한 가뭄(D3, Extreme) 또는 심한(D2, Severe) 가뭄을 겪고 있다. 가뭄은 캘리포니아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가뭄 지역이 중부와 남부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 농무부는 지난 7월 30일 현재 서부와 중부,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554개 카운티를 가뭄 재난지역으로 지정했고, 163개 카운티는 가뭄 재난 인접지역으로 지정했다(아래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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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설명 : 미 농무부가 지정한 가뭄 재난지역(red)과 인접지역(orange) >

미 서부에 가뭄이 시작된 것은 비가 적게 내린 2012년부터다. 2013년에는 이 지역 관측 사상 비가 가장 적게 내렸다. 올해는 3년째 이어지는 가뭄에 고온현상으로 비가 내리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물이 증발로 빠져 나가면서 사상 유례가 없었던 비정상적인 가뭄으로 악화됐다.

미 서부 지역에 기록적인 가뭄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미국 유타 주립대학 기후센터 Wang 교수팀은 미국지구물리학회 저널(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미 서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은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Wang et al, 2014). 논문은 우선 미 서부지역에 가뭄이 나타나는 것은 미 서부지역 상층에는 기압능(ridge)이 자리 잡고 있고 미 북동부지역 상층에는 기압골(trough)이 머무는 이른바 쌍극자(dipole) 형태의 대규로 대기 흐름이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압능이 머무는 지역은 대체로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온이 높고 비는 적게 내린다. 미 서부에 가뭄이 악화되는 이유다. 반면에 겨울철에 상층에 기압골이 자리 잡고 있으면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와 한파가 나타나고 저기압이 강하게 발달해 폭설이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미 북동지역에는 지난겨울 기록적인 한파(Polar Vortex)가 몰아쳤다. 연구팀은 특히 북미 지역의 전형적인 쌍극자 형태의 대기 흐름은 엘니뇨 발생 직전에 마치 전조 증상처럼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아래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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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미 서부에 가뭄을 초래한 쌍극자 형태의 대기 흐름>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미 서부지역에는 강한 기압능이, 북동지역에는 강한 기압골이 오래 머무는 것일까? 또 어떤 경우에 이 같은 쌍극자 형태의 대기 흐름이 강해질까? 연구팀이 전 지구 기상 자료(재분석 자료)와 전 지구 기후 시뮬레이션 모형(CESM, Community Earth System Model)을 이용해 모의한 결과 북미 지역에 나타나는 쌍극자 형태의 대기 흐름은 1970년대 이후 온실 가스가 증가하면서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을 밝혀냈다. 결국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량 증가로 온실가스가 급증한 것이 비정상적인 가뭄과 한파를 초래 했다는 것이다.

물론 왕 교수의 연구결과와는 다른 주장도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 20세기 미 서부지역에서는 15년에 한번 정도 가뭄이 나타났는데 이번 가뭄도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15년 주기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종의 자연적인 변동의 결과라고 주장하기도 한다(Michael Dettinger and Daiel R. Cayan, 2014).

또 한편에서는 현재 존재하는 기후 모형은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미 서부 지역 강수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모의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 서부 지역의 가뭄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후 모형의 시뮬레이션 결과만을 믿고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아니라고 주장 했던 사람들은 최근 망신을 당했다. 실제로 지난 120년 동안 미 서부 지역 강수량은 지구온난화에도 불구하고 늘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약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Sierra Rayne, 2014).

현재 미국 국민들은 올해 발달하는 엘니뇨가 강해지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엘니뇨가 강해지면 전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미 서부 지역은 강수량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엘니뇨가 미국의 가뭄 확산을 막아 주는 효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엘니뇨가 미국인들의 기대에 크게 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기후예측센터(U.S. Climate Prediction Center)는 최근 발표한 엘니뇨 전망에서 올해 엘니뇨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약하거나 보통 수준의 강도(weak-to-moderate strength)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 서부의 가뭄이 더 확산되고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 서부의 가뭄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선 캘리포니아가 미국에서 최대 농업 생산 지역이라는 점이다. 미 서부 지역의 농업은 기록적인 가뭄의 직격탄을 맞았다. 가뭄이 중부와 남부로 점차 학대되고 있어 앞으로 세계 곡물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옥수수와 밀, 콩 등을 미국에서 상당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미 서부 가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이 가뭄에 대처하는 방법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는 마당에 있는 잔디에 물을 줄 때 물이 도로에 흘러넘치거나 세차할 때 끝에 여닫이 노즐이 없는 호스를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물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인데 어기면 하루에 최고 500달러, 우리 돈으로 50만원까지 벌금을 낼 수 있다. 사용한 물을 재사용하고 저수지를 관리하고, 바닷물을 담수화하고, 가뭄이 나타날 때 물 값은 어떻게 관리하고, 물 낭비에 대한 규제와 벌금은 어떻게 만들고, 또 가뭄이 지난 뒤 직격탄을 맞았던 환경은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에 이르기까지 눈여겨 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말에 <물 쓰듯 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어찌 보면 우리는 물에 대해서는 그 만큼 복 받은 나라다. 하지만 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고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기록적인 가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지만 물을 관리하고 부족에 대비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참고문헌>

* Wang, S.-Y., L. Hipps, R. R. Gillies, and J.-H. Yoon, 2014 : Probable causes of the abnormal ridge accompanying the 2013–2014 California drought: ENSO precursor and anthropogenic warming footprint, Geophys. Res. Lett., 41, 3229-3226

* Michael Dettinger and Daiel R. Cayan, 2014 : Droubght and California Delta - A Matter of Extremes, San francisco Estuary & Water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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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erra Rayne, 2014 : Climate Models Fail, American Thi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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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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