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제병영 신부
▷ 한수진/사회자:
오는 14일, 다음 주 목요일이죠. 황금 십자가 대신에 소박한 은 십자가를 목에 걸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찾습니다. 교황은 4박 5일 동안 천주교 대전교구가 주최하는 아시아 청년대회를 비롯해서 위안부 할머니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날 예정인데요. 가난한자, 소외된 자들의 벗으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과연 이번 우리나라 방문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궁금합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책을 옮기신 분이시죠. 제병영 신부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제병영 신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교황님의 한국 방한이 25년 만이라고요.
▶ 제병영 신부: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한 번도 찾지 않은 나라들도 많다고 하던데요. 한국 방문만 3번째, 조금 특별하다고 볼 수 있겠어요?
▶ 제병영 신부:
한국과 한국 천주교의 특별한 은총이고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순교자 성인들이 4번째로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이고 순교자 124명이 복자에 오르는 국가이기에 그러한 것 같습니다. 또 아시아 청년 대회도 함께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번 교황의 방한을 어떤 의미로 봐야 될까요?
▶ 제병영 신부:
제가 생각하기에는 4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째는 교황님께서 아시아 국가 중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신 의미는,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셔서 당신께서 아시아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새로운 복음화의 메시지를 한 번에 전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시아는 전 세계 교회 입장에서 보면 독특한 지역이죠. 세계 중요한 종교의 발생지이기도 하고 문화와 언어, 종교가 다양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이 아시아에서 모인 청년들에게 교황님께서 전하고자 하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둘째는 124명의 시복식을 거행하면서 한국 천주교가 지니고 있는 순교의 신앙을 더욱더 고무시키고자 한다고 봅니다.
셋째는 긴장 상태에 있는 남북한 관계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 두 나라가 어떠한 태도로 접근해야 하는지 상징적으로 또는 실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네 번째는 한국 사회가 일련의 사태로 인해 많은 매듭이 얽혀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화합과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가 비방하고 신뢰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형제적 연대성을 실천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일정을 보면 4박 5일 이던데요. 특히 둘째 날인가요. 성모승천대축일미사를 봉헌한 직후에 별도로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들과의 만남이 있고요. 18일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만나실 거라고요. 여기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제병영 신부:
교황님께서는 항상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항상 달려가시는 분이죠. 추기경 시절 때 부에노스아이레스 나이트클럽에서 불이 났을 때 소방관들과 긴급 구호팀이 오기 전에 이미 그곳에 가셔서 그 희생자들을 수습하시고 하셨던 것과 또 지난번에, 작년에 이태리 람페두사 섬에서 아프리카 난민들이 배가 침몰했을 때 제일먼저 가셔서 그곳에 있는 희생자들, 많은 분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이번 방문 중에 이런 분들을 만난다는 것은 항상 가난하고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에게 우선적 관심을 보이고 그분들 안에 고통 받고 계시는 예수님을 만나시는 것이고 그들의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아마 더 이전의 교황들과는 다르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독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또 교황께서는 전형적인 아르헨티나 사람답게 탱고 좋아하고 축구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 제병영 신부:
네, 그렇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와서 탱고를 추어보지 않으면 이곳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다.’ 라고도 말씀하셨고요. 프로축구 클럽의 팬이기도 하시죠.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소탈한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소탈한 면모가 더 교황님을 돋보이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프란치스코의 말씀을 제 신부님께서 옮기셔서 지난달에 책으로 나왔는데 ‘매듭을 푼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세상의 매듭을 푸는 교황 프란치스코, 이렇지 않습니까?
▶ 제병영 신부:
매듭을 푸는 마리아의 성화는 독일에 있는 성당에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교황님께서 1980년대 독일 유학 중에 그 그림을 보셨고 굉장히 감화를 받으시고 또 특히 대주교 시절 때 이 매듭을 푸는 마리아에 대해서 기도문을 작성하셨습니다. 그런 것을 제가 두 번째 책을 번역하면서 알게 되었고 또 이번에 세 번째 책을 번역하면서 책 제목을 생각할 때, 이 분의 말씀이 세상의 매듭을 푸는 말씀들이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면 매듭이 많이 꼬여 있잖아요, 여러 부분에 있어서. 이 분의 말씀이 바로 매듭을 푸는 것이구나, 그렇게 느껴서 책 제목을 그렇게 붙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매듭을 푼다는 것에는 그런 여러 가지 의미가 있군요. 성경에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그런 말씀이 있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이런 말씀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리고 또 이 책에서 보면 교황께서 강조하신 것을 4가지 정도로 볼 수 있던데요. 가정, 교회, 사회, 개인 이렇게 나누신 이유는 뭘까요?
▶ 제병영 신부:
가정이 기본적인 공동체이고 교회 혹은 종교, 사회라는 것이 우리 전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쭉 말씀들을 읽으면서, 아 이렇게 4가지로 분류해서 이 분의 말씀을 골라서 내면 좋겠다. 그것은 바로 모든 세상의 얽혀져있는 매듭을 푸는데 적절한 말씀들이다, 라고 그렇게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4가지로 분류하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교황께서는 가정에 대한 중요성을 아주 강조하셨다는데요. 본질적인, 가정을 지키는 본질적인 단어로 Please, Thank you, Sorry. 진심으로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던데 이건 어떻게 이해를 하면 될까요?
▶ 제병영 신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가정이 기본적인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과 같이 교황님께서는 말씀 중에, ‘부모가 되고 자녀가 태어나고 그리고 형제, 자매가 되는 것은 모든 사회 구성의 기본 요소입니다. 이런 관계가 없으면 모든 사회는 연속성을 잃어버리고 무질서와 혼란을 초래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Please, Thank you, Sorry는 이렇게, 다시 말하면 우리 가정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서로 배려하고 살아갈 때 가정이 화목해진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시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배려의 단어들이군요. 자, 지금 신부님 말씀을 듣다보니까 정말 지금 우리 사회가 역시 풀어야 할 매듭이 참 많은 것 같은데요. 교황께서는 현재 여러 가지 우리 국내 상황들을 잘 알고 계신 상황인가요?
▶ 제병영 신부:
물론 다 보고가 된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분들을 통해서, 또 편지를 통해서, 지난번에 방한하신 마리오 토소 주교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대주교께서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한국의 여러 사정을 알고 가셨기 때문에 아마 교황님에게 다 전달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 또 이번 교황의 방한이 더욱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겠네요. 특히 여러 가지로 우리 사회 얽힌 일이 많고 꼬인 매듭들이 많은데 이번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해서 풀릴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또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받아들일 준비 또한 잘 되어 있어야 되겠죠?
▶ 제병영 신부:
물론입니다. 그리고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세상의 매듭을 푸는 그분의 말씀을 우리가 서로가 읽고 또 숙지하고 삶 속에서 이렇게 우리가 엮어낼 수 있는 그러한 어떤 개방성이라고 할까요. 또 그런 아름다운 마음들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교황님이 방문한다고 해서 무조건 다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그러한 씨앗을, 그 분의 말씀이 씨앗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러한 씨앗을 우리가 결실을 맺는 것은 우리의 노력과 투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그렇군요. 교황님의 방한이, 교황의 말씀이 우리 사회에서 여러 가지 매듭을 푸는 그런 씨앗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병영 신부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