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가 전국 곳곳에 대형 유통매장을 개장하면서 건축물을 제대로 완공하지 않고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영업을 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는 롯데몰 수원역점을 8월 하순 개점할 예정인 가운데 또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져 수원시 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수원시와 롯데 측에 따르면 롯데는 수원역 서 측 옛 KCC공장 부지 27만㎡에 백화점·쇼핑몰·대형마트·영화관 등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8층, 연면적 23만㎡ 규모의 수원역 롯데몰을 잠정적으로 8월 22일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는 이를 위해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상생협약, 수원역 주변 교통대책을 마련해 조만간 수원시에 건축물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임시사용 승인은 건축물에 대한 준공검사를 받기 전 공사가 완료된 부분에 한해 임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해당 건물은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지 않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롯데는 1995년 이래 전국 곳곳에 아웃렛, 백화점 등을 개점하면서 건축물을 완공하지 않고 교통여건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사용 승인을 얻어 영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영동고속도로 덕평IC 주변에 영업면적 5만3천㎡, 353개 브랜드가 입점한 아시아 최대규모의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의 경우 단지 내 도로를 제대로 완공하지 않고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영업을 개시했다.
이 때문에 개점 당시 공사판인 도로에서 차들이 뒤엉키고 주차장도 크게 부족해 쇼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롯데는 올 초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한 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롯데 측의 요청으로 임사사용 승인을 내줬으나 개점 당시 주차장 부족 등으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며 "교통영향평가에서 제시한 도로공사를 끝내지 못했는지 내년 말로 임시사용 기한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는 부산의 지하철 2호선과 롯데호텔 공사가 끝나지 않아 극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되는 가운데 1995년 12월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부산 롯데백화점을 개장했다.
당시 롯데는 건축허가 당시 약속한 지하철 서면역과 롯데백화점 간 지하보도 개설, 백화점 건너편의 주차빌딩 건설, 주차빌딩에서 백화점 간 지하차도 개설 등 교통소통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롯데는 이처럼 준공허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임시사용승인'이란 수단을 또 활용하려다가 최근 서울시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롯데 측이 제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신청에 대해 안전 등 보완대책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승인을 거부, 제2롯데월드의 임시 개장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롯데몰 수원역점 개점과 관련, 수원시의 대처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원의 한 건축사는 "유독 롯데 등 대기업과 대형 건설사들만 임시사용 승인을 악용해 관행처럼 먼저 영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만큼 지자체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롯데몰 수원역점 관계자는 "애초 8월 하순 개점을 추진했으나 현재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상생협약 체결문제와 교통대책이 해결되지 않아 개점 일자를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롯데는 아직 임시사용 승인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원시 상인연합회의 반발이 매우 거센 데다 롯데몰 연결도로인 과선교 연장공사가 완공되지 않아 현 상태로는 임시사용 승인을 내줄 수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롯데몰 수원역점 개점으로 큰 피해가 우려되는 수원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은 오는 24일 오후 수원역 중앙광장에서 롯데몰 수원역점 개점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상인들은 집회 당일 22개 전통시장 점포 3천500여 개의 문을 일제히 닫고 수원역에 모여 집회를 한 뒤 팔달문을 거쳐 지동교까지 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