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1시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
매서운 눈빛으로 쉴 새 없이 주변을 살피던 화성서부경찰서 형사들의 시선이 한곳에 멈추더니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형사들이 멈춰 세운 남성은 몽골 국적의 투모(30)씨로 살인미수 혐의로 수배된 뒤 해외로 달아나려다가 출국심사대를 빠져나가기 직전 덜미를 잡혔습니다.
사기 등 4건의 범죄를 저지르고 수배명단에 오른 심모(52)씨는 9개월 가까이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지만 지난달 17일 수원의 한 사우나에서 수원남부경찰서 형사의 검문에 걸리면서 도피 행각이 막을 내렸습니다.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을 쫓고 있는 경찰이 두 달 가까이 검문검색을 강화하면서 수배자가 덤으로 잡히고 있습니다.
유씨가 이끄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이 위치한 안성, 유씨 도피 조력자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원에서는 특히 수배자 검거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금수원을 담당하는 안성경찰서는 검문검색 강화가 시작된 5월 27일부터 현재까지 유씨의 형 병일 씨를 금수원 인근에서 체포하는 등 지난해 같은 기간 20건보다 40% 증가한 28건의 수배자 검거 실적을 올렸습니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이 기간 55건, 43명의 수배자를 잡았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경찰서 관할인 영통구에서는 지난 6월 유씨의 오른팔로 알려진 상무 이석환(65)씨가 검거됐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광교신도시 등지에 이씨 외에 또 다른 조력자나 유씨 일가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강력계 형사들이 매일 저인망식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화성서부경찰서도 54건의 수배자 검거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6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 밖에도 일산경찰서 48건에서 139건, 부천원미경찰서 59건에서 98건, 광명경찰서 23건에서 37건, 양평경찰서 12건에서 19건, 부천소사경찰서 27건에서 39건 등으로 지난해보다 검거 실적이 크게 올랐습니다.
강화된 검문검색에 더해 수사기관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의지, 유씨 검거에 따른 1계급 특진 등이 동기가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유씨를 잡진 못했지만 연인원 26만2천4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숙박업소, 역·터미널 등 25만1천300여개소에서 1천519건의 수배자 검거 성과를 냈다"며 "유씨를 비롯한 수배자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