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이후 20년 간 미뤄왔던 쌀 시장 개방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두 차례에 걸친 시장개방 유예조치가 올해 말로 끝나면서 전면개방으로 가느냐, 아니면 의무수입물량을 늘려주면서 한차례 더 시장 개방을 미루느냐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정부는 쌀 시장 개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만해도 국내 소비량의 9%에 이르는 40여만 톤의 외국쌀을 수입했는데 의무수입물량을 더 늘리느니 아예 고율의 관세를 매겨 쌀 수입을 자유화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농민단체는 정부가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개방’을 선언했다며 협상의지 자체가 없는게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쌀 시장 개방을 미뤄온 필리핀이 얼마 전 3차 관세화(시장개방) 유예 조치에 성공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대응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7월 17일 SBS 이슈인사이드 <쌀 시장 전면 개방되나?>에 출연한 박형대 전농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고율의 관세를 매긴다는 조건을 달아 쌀 시장 개방을 여론몰이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농민단체와 어떤 협의도 없었다..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면 세부적인 사항을 농민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정책학과 교수도 "정부가 얘기하는대로 수입쌀에 400~500% 고관세를 붙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제 곡물 시장에 얼마나 변수가 많나? 제대로 협상 하려면 정부가 농민들과 충분히 대화를 한 후 에 개방이든 유예든 발표를 해야 한다. 시장개방은 협상의 마지막 카드이다. 이 마지막카드를 벌써 내놓고 있으니 협상의 의지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것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재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높은 관세율을 언급하는 것은 협상 전에 WTO 가입국들에 우리 정부의 의사를 확실히 밝히는 것이다,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협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는 측면도 있다"며 정부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함께 출연한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WTO 쌀 수출국 모두가 한국에 쌀을 수출하고 싶어 한다. 이번 기회에 완전개방으로 가든 개방유예로 가든 수출 물량을 분명 늘리고자 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제라도 농민 대표들과 공개적 협의하고 합의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