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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태안참사 유족 "자식이 죽었는데 돈이 보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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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이후식 태안사설캠프 참사 유가족 대표

▷ 한수진/사회자:

5명의 고등학생이 목숨을 잃었죠. 태안 해병대 캠프에서 사고가 일어난 지 내일이면 꼭 1년입니다. 당시에도 우리 아이들은 교관인 어른들의 말을 듣고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바다로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했는데요. 사고 이후에 수많은 안전 문제가 지적되었고 재발 방지대책이 나왔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얼마나 변했을까요? 당시 누구보다 재발방지 대책을 강조한 것은 유족들이었습니다. 관련해서 이후식 유가족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후식 유족 대표: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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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사고가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네요. 1주기를 맞는 심정이 어떠신지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모든 유가족이 같은 마음이겠지만, 저는 특히 만감이 교차하네요. 자식의 죽음 앞에서 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미안하고 무능한 제 자신이 실망스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무엇 하나 이루지 못했으니 자식 볼 면목도 없고 부끄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어떤 약속을 말씀하시는 건데요?

▶ 이후식 유족 대표:

아들이 죽어가는 때, 저희가 아들에게 약속했습니다. 네가 한이 풀리지 않는다면 절대로 아빠는... 눈물이 나서, 죄송합니다... 네가 한을 풀지 못한다면, 아빠는 끝까지 정말 투쟁을 해서 너의 한을 풀어줄 것이고. 그리고 너희들처럼 어른들의 잘못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겠다, 이런 약속을 했었죠.

▷ 한수진/사회자:

1년 이면 어느 정도 정리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유족 분들이 참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시다고요?

▶ 이후식 유족 대표:

저희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처럼 정부에서 큰 소리를 냈지만, 장례를 치루고 난 뒤부터 딱히 내세울만한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게 없어요. 사고 발생한 모든 사고 원인이 베일에 가려져 버렸고, 책임자 처벌을 받아야 할 책임자들에게도 면죄부를 주어버렸죠. 결과적으로 아이들의 죽음은 헛되고 말았지 않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제대로 진상규명이 안 되었다는 말씀이신데, 어떤 뜻인가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당시 사고가 발생을 해서 교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것을 과실치사라고 되어 있지만. 저희들이 실질적으로 조사를 해보니까 과실치사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 그런 상황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교관이라고 하면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마지막 최후의 보루였는데, 아이들을 깊은 바다 속으로 끌고 들어가 놓고서는 아이들을 그냥 바다에 방치하고 육지로 빠져나오는 행동을 했고요.

특히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서 살려달라고 했을 때, 거기에 대해서 호각만 불고 깃발만 흔들다가 아이들 스스로 손에 손을 잡고 구조하는 정말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어 버렸거든요.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사망하는데 있어서 교관들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은 거예요. 오히려 사망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구조하는 데에서는 손발을 놨던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바다로 들어가라, 학생들에게 이렇게 지시를 했고. 사고가 일어나자, 호각만 불 뿐이고 어떤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 교관들이 제대로 된 자격증도 없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처벌을 받지 못했다, 제대로 책임을 묻지 못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후식 유족 대표:

그렇습니다. 과실치사 혐의가 법정 최고형 5년입니다. 그런데 교관들의 잘못을 일일이 체크하지 못하고 조사에서 많이 누락이 되다보니까 1~2년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나마도 부당하다면서 항소했다면서요?

▶ 이후식 유족 대표: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도 결과적으로 양형부당으로 해서 항소를 했어요. 이 교관들의 양심이 어떻겠습니까, 우리가 바라볼 때.

▷ 한수진/사회자:

당시 상황 이야기를 들어보면, 세월호 참사와도 많이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 역시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어른들의 말을 그대로 착실히 따랐던 것뿐인데, 끔찍한 참사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습니까?

▶ 이후식 유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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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도 당시 교관들의 말을 믿고 따랐다가 변을 당한 것 아닙니까. 죽음으로 이어지는 저승길인줄 그 아이들이 상상이나 했겠어요? 왜 이처럼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 봉변을 당해야 하는지 정말 화가 납니다.

▷ 한수진/사회자:

재발방지 대책도 제대로 된 게 없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네, 1년이 다되어 가고 있습니다만, 사실 변화라고 내세울만한 것은 별로 없어요. 굳이 거론한다면 규정이 조금 강화되었다는 것과 인증 절차가 조금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부분, 이런 부분에서 법적 장치가 조금 마련되었다는 건데. 그렇지만 처벌 기준이 강화되지 못하고 아직도 편법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아쉽지 않습니까. 조금 더 강한 처벌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당시 사고 관련된 업체가 사업을 재개했다는 소식도 들리던데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네, 저희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현장에 갑니다.

▷ 한수진/사회자:

유가족들이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네, 그런데 지난 6월에 현장에 가보니까 인테리어를 새롭게 해서 상호만 바꾸었고요.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유가족들이 난리를 치니까 마지못해서 임시휴업 팻말만 세워놓고 잠정 영업 중단한 상태인데. 저희가 돌이켜보면 당연히 취소되었어야 할 사고 업체인데, 이름만 바꾸어서 허가를 내준 것이 태안 군청과 태안 해경이죠.

▷ 한수진/사회자:

유가족들이 항의하기 전까지는 영업을 계속 했다는 말씀이시네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네, 맞습니다. 지난 10월 30일 사업자 등록증을 태안 경찰과 태안 군청이 내주었는데, 이것은 유착관계가 없었다면 정말 불가능한 처사 아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지난 해 12월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계신다고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아들을 전부다 잃었는데, 자식을 잃고도 길거리에 내몰려야 하는 이런 현실, 정말 뭐라 할 말이 없고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소홀히 한다면 대형참사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입니다. 항상 눈앞에 당리당략에만 치우쳐 진실을 외면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지금 태안 사설캠프 사고 이후에도 여러 안전사고들이 많이 이어졌죠. 또 앞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씨랜드,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이 지금까지 발생했던 대형참사 유가족들이 함께 모이셨다면서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너무나 크고 안타까운 현실에 저희 유가족들도 이대로 있을 수 없다, 이대로 우리도 나서서 한 목소리로 외쳐야 되겠다, 이런 마음에서 가칭입니다만, ‘재난안전 가족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저희가 발족식을 갖지는 못했는데 활동은 시작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세요?

▶ 이후식 유족 대표:

세월호 유족들하고 연대하면서 정부에 강한 질책을 하면서 정말 제대로 된 수사, 특히 특검,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서 정말 강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그리고 문제의, 사고의 원인이 되었던 그런 것들을 모두 뿌리 뽑지 못한다면 정말 대한민국 역사에 또 다시 큰 획을 그을만한 대형참사는 또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유족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같이 동조해서 이루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제대로 된 특별법 처리를 요구하면서 단식농성중인데 정말 남다른 심정으로 안타깝게 지켜보고 계시는 거고요. 그런데요 대표님, 유가족들을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보상금 좀 더 받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 법적인 부분을 넘어선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이후식 유족 대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같이 아파했고, 이 사태에 대해서 정말 이게 현실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또한 이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반감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자식을 잃어보지 않으면 누구나 그 진심을 알기 어렵습니다. 돈을 쫓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일반적인 시선으로 그 아픔의 수위를 짐작할 수 있겠어요? 불가능합니다.

자식이 살아있고 돈이 필요한 것이지, 모든 희망이 물거품이 되었는데 무슨 돈이 눈앞에 보이겠습니까? 정말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 유가족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음을 온 국민이 진정 알아주셔야 합니다. 유가족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뭐가 있겠어요. 또 다른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 오로지 이것 하나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후식 대표께서도 지난 1년 동안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많이 들으셨다고요?

▶ 이후식 유족 대표:

네, 길게 설명 안 드리겠습니다만, “이제 그만해라” 라는 말도 있었고요. “아직 안 늦었다. 하나 낳아라” 이런 말이 있는데. 정말 말처럼 쉬운 게 어디 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장례 치르고 나니까 싹 돌변하더라, 어느 유가족께서는 그런 이야기도 하셨더라고요. 희생자 가족 분들, 어렵게들 지금 생활을 겨우겨우 이어나가신다고 제가 이야기 들었습니다. 정상적인 가정생활 어려울 정도로 많은 고통을 안고 계시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그 이유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1년 전이죠, 태안 사설캠프 사고로 아들을 잃은 이후식 유족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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