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경관 좋은 해변을 일반인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와 토지 소유권을 내세워 이를 거부하는 실리콘밸리 부호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근교 레드우드시티 소재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서는 서프라이드 재단이 비노드 코슬라(59)의 부동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최후변론이 열렸다.
인도 출신인 코슬라는 옛 썬마이크로시스템스(2010년 오라클에 합병)의 공동 창립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로, 재산이 15억 달러(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실리콘밸리의 거물이다. 그는 2004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붙인 벤처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코슬라는 샌프란시스코 53km 남쪽에 있는 '마틴스 비치'라는 해변 근처의 땅 23만 ㎡를 3천250만 달러(335억원)에 사들인 후 2010년 10월부터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았다.
문제는 이곳이 원래 가족 소풍이나 서핑 장소로 인기가 있는 곳이었고, 예전 주인도 소액의 차량 통행료만 받고 이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원고인 서프라이드 재단은 "캘리포니아의 해안개발법에 따르면 개인 소유의 해변이라고 하더라도 개발을 하려면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코슬라가 해변으로 통하는 도로와 출입구를 폐쇄한 것은 개발 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 코슬라에게 해변 폐쇄 하루당 1만5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는 지금까지 총액으로 따지면 약 2천만 달러(210억원)에 해당한다.
코슬라 측 변호인은 이에 맞서 "안내 표지를 새로 도색하거나 담이나 출입구를 유지·보수하는 것은 개발 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해변 폐쇄 조치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예전 주인도 겨울에는 해안을 폐쇄했는데, 이는 이번 해안 폐쇄가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 아님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원고 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인허가 기관인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는 코슬라가 해변 폐쇄 전에 허가를 받았어야 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코슬라가 해변을 폐쇄한 후에도 몇몇 사람들이 안내 표지를 무시하고 해변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이 경우 범칙 고지서는 발부됐으나 아직 기소는 되지 않았다. 해변 폐쇄가 정당한지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곤란하다는 이유에서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