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마피아'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철도 부품업체 AVT사의 경쟁사인 팬드롤코리아가 한국철도시설공단 고위직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잡고 16일 이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김후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팬드롤코리아 본사와 인천 남동공단 소재 사업장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납품계약 서류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팬드롤코리아 이모 대표 등 관련자 자택과 철도건설 용역업체인 KRTC 등 업체 3∼4곳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팬드롤코리아가 2012년을 전후해 레일체결장치 납품을 놓고 AVT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 임직원들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드롤코리아는 AVT와 함께 국내 레일체결장치 시장을 양분하는 회사다. 그러나 감사원과 철도시설공단이 2012년 경부고속철도 2단계 궤도에 깔린 팬드롤코리아의 부품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검찰은 AVT가 감사원 김모(51·구속기소) 감사관과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금품을 건네며 자사에 유리한 감사결과를 유도하고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
철도시설공단은 2012년 8월 팬드롤코리아를 사업에서 배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역본부에 내려보냈다. 팬드롤코리아는 공단을 상대로 소송까지 냈다. 검찰은 당시 호남고속철도 납품을 놓고 치열한 로비전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KRTC가 건당 수십억원대인 철도 관련 설계·감리 용역을 계속 수주하는 데도 금품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회사는 AVT와 팬드롤코리아가 극심한 경쟁을 벌인 호남고속철도 2공구(익산∼광주송정) 궤도부설 기타공사 전면책임감리 사업을 2012년 7월 사업비 64억3천800만원에 따냈다. 수서∼평택 고속철도와 김포도시철도 등 여러 공구로 나뉘어 입찰에 부쳐진 철도감리 용역을 빠짐없이 수주했다.
KRTC는 옛 철도청 산하 한국철도기술공사가 2004년 민영화된 회사다. 철도고와 철도대학, 철도청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학연과 과거 철도청 근무경험 등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