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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부검은 자살 원인 찾아 주변인 상실감 줄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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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부검은 어떻게 한 사람이 자살이라는 길로 향했는지 그 길을 따라가는 작업입니다. 아울러 개별 사건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서 자살 요인이 무엇인지 발견해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원을 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심리적 부검 분야의 세계적 학자 앨런 L.버먼 박사는 7일 저녁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심리적 부검은 자살의 원인도 찾지만, 주변인에게 지인이 자살한 이유를 이해시키고 이들의 상실감을 줄여주면서 트라우마를 없애주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버먼 박사는 국제자살예방협회 회장과 미국 자살 학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미국 자살학회가 인증하는 심리부검 훈련 프로그램의 권위자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사업단이 8일부터 마련하는 '심리부검 훈련프로그램 워크숍'의 강사로 활동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심리적 부검(Psychological Autopsy)이란 자살자의 유서뿐 아니라 가족·동료와의 대면 면담 등 자료를 수집해 '왜 그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 서울고법이 국내 재판 절차에서는 처음으로 심리적 부검을 해 우울증을 앓던 세무 공무원 김모씨의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심리적 부검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계기는 1993년 7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법률 자문위원이던 빈센트 포스터가 의문의 시체로 발견됐을 때다.

그는 "당시 빈센트 포스터가 워싱턴 근교의 공원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정부의 음모로 죽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심리적 부검결과, 업무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심리적 부검을 통해 자살 원인의 99.5%를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버먼 박사는 자살 원인을 우울증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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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럽인의 자살에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하지만, 우울증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으며 무기력, 폐쇄적 느낌 등 다양한 문제가 결부돼 자살이라는 문제를 만들어 낸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대부분 학생은 막대한 학업스트레스를 경험하지만, 살아남는 것처럼 자살한 학생에게는 학업스트레스와 상호 작용하는 다른 요인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개인정보 보호문제 등 자살연구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자살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처럼 자살예방에 예산을 투자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살에 취약한 사람들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자살에 관한 내용을 보고 똑같이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언론은 자살보도를 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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