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들에 대한 위자료는 다른 피해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공주형무소 재소자 사건으로 희생된 김모씨의 유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이 정한 위자료 액수가 지나치게 적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에 따라 진실규명을 거친 한국전쟁 전후 희생사건의 피해자는 전국적으로 매우 많이 분포돼 있다"며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는 피해자들 사이 형평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희생자 유족의 숫자 등에 따른 적절한 조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국전쟁 전후 희생사건에서 위자료를 비슷한 기준으로 정한 판결들이 이미 여러 건 확정됐는데 원심에서 원고들에게 인정한 액수는 다른 피해자들이 받게 된 위자료보다 현저히 적다"며 "원심이 위자료를 정함에 있어 참작해야 할 사정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주형무소 재소자 사건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경찰과 헌병대 등이 좌익 전력이 있거나 인민군에 동조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교도소 재소자 등을 재판 없이 집단 총살한 사건을 말한다.
1948년 10월 여순사건 때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공주형무소에 갇혀 있던 김씨도 당시 희생자에 포함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10년 이 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고, 이후 김씨의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가 숨진 김씨에게는 8천만원, 김씨의 배우자에게는 4천만원, 김씨의 자녀인 원고들에게는 각각 8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정상적인 헌법체제가 유지되지 않던 전쟁 당시 발생한 불법행위를 평상시와 같은 척도로 평가해서는 안 되며, 한국전쟁 당시 공산군이나 좌익 세력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고, 전사한 군인들에 대한 보상액도 1천만원을 넘지 않았다"며 위자료 액수를 대폭 삭감했다.
2심이 정한 위자료 액수는 김씨는 2천만원, 김씨의 배우자는 1천만원, 자녀들은 200만원씩이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