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모(44)씨는 오늘(2일) 청주시청 축산과로 화분 배달을 왔다가 사무실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습니다.
그동안 인사 때마다 시청으로 수차례 배달 온 경험이 있는 그였지만 지난 1일 통합 청주시 공식 출범과 함께 모든 부서가 재배치되면서 도통 위치를 알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근처를 지나는 공무원에게도 물었지만 새로운 부서 위치가 생소하기는 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참 뒤 민원실을 통해 알아낸 축산과 위치는 더욱 황당했습니다.
시청사와 1㎞가량 떨어진 옛 청원군 청사에 있다는 것입니다.
김씨는 "직원들도 잘 모르는 부서 위치를 일반인들이 어떻게 알겠느냐"면서 "게다가 부서가 이곳저곳 떨어져 있으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고 푸념했습니다.
낡고 비좁은 시청사 때문에 통합 청주시가 '이산가족' 생활을 하면서 민원인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청원군과 통합, 행정 조직이 커진 청주시는 낡고 비좁은 현 청사에 모든 부서를 수용할 수 없어 전체 37개 부서를 5곳에 분산 배치했습니다.
본청에는 복지정책과·노인장애인과·공보관실·총무과·자치행정과·예산법무과·상생협력담당관실·회계과·세정과·위생정책과·도시계획과·안전총괄과·생활민원과·정보통신과·감사관실·공공디자인과·정책기획과·교통행정과·지역경제과 등 19개 부서만 배치됐습니다.
일부 부서는 시청 인근 우민타워(문화관광과·체육교육과·허가민원과·여성가족과·도로시설과), 청석빌딩(주거정비과·일자리창출과), 응석빌딩(농업정책과·도시재생과·지역개발과) 등 민간 빌딩 3곳을 임대해 배치했습니다.
이마저도 구하지 못한 친환경농산과·원예유통과·산림과·축산과·지적정보과·기업지원과·대중교통과·하천방재과 등 8개 부서는 궁여지책으로 상당구청 임시청사로 쓰이는 옛 청원군 청사에서 '셋방살이'를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본청 부서들이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게 되면서 부서 위치 찾는데만 상당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민원인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회의나 업무보고·결재 등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본청과 부서 사무실을 오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불편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부서를 수용할 수 있는 새 청사를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현재로서는 기약조차 없습니다.
시는 의회와 부대시설, 주차장을 갖춘 새 청사를 연면적 5만㎡로 짓는 데 부지 매입비를 포함, 2천312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통합시 청사 건립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시는 오는 10월 말 용역이 완료되면 이를 토대로 오는 11월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는 등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규모로는 새 청사 건립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헌정 사상 첫 주민주도 행정구역 자율 통합인 만큼 정부가 '청주시 설치 및 지원 특례법'을 근거로 한 정부의 청사 건립비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생소하고 기형적인 부서 배치로 민원인들의 불편이 상당하겠지만 당분간은 이런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부서 위치 안내에 힘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