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펠리페 6세(46)가 19일(현지시간) 즉위식을 열고 새 국왕이 됐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펠리페 6세는 부패 스캔들로 추락한 왕실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지고 국왕에 즉위했다.
즉위식은 이날 마드리드에 있는 의회에서 부인 레티시아 왕비와 국회의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펠리페 6세는 즉위식에서 "스페인의 화합을 이뤄낸 (아버지인)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에게 존경을 표하고 감사하다"면서 "헌법을 지키고 나의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의 국왕이 의미하는 스페인의 통일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펠리페 6세는 이날 군복 차림에 군 최고 지휘관을 의미하는 붉은 띠를 두르고 즉위식에 나왔다.
카를로스 전 국왕과 크리스티나 공주 부부는 이날 즉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펠리페 6세가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자리를 피했다고 왕실은 설명했다.
펠리페 6세의 누나인 크리스티나 공주 부부는 600만 유로(약 83억 원)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불참했다.
필리페 6세는 즉위식에 이어 군대를 사열한 뒤 부인과 함께 마드리드 시내를 가로질러 왕궁에 도착했다.
새 국왕 부부는 왕궁 발코니에서 국왕 즉위를 환영하는 많은 시민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이날 즉위식은 외국 왕족이나 귀빈 등을 초청하지 않은 채 검소하게 진행됐다.
스페인은 작년 말 은행 구제금융을 졸업했으나 실업률이 26%에 달할 정도로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특히 크리스티나 공주 부부의 공금 유용 혐의로 왕실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은 어느 때보다 차가운 상황이다.
앞서 카를로스 국왕은 왕실 부패 스캔들과 자신의 호화 사냥 논란 등으로 인기가 하락하자 결국 이달 양위를 결정했다.
펠리페 6세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왕정을 지켜내고 카탈루냐주의 분리독립을 막는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프랑코 독재가 끝나고서 1975년 왕정이 복구됐다.
그러나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 입헌 군주제 지지도가 49.9%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젊고 건강한 40대 신임 국왕은 현재 어떤 추문에도 휘말려 있지 않은 준비된 이미지로 왕실의 인기를 끌어올릴 적임자로 여겨지고 있다.
펠리페 6세는 또 상징적이긴 하지만 국가수반으로서 동북부 카탈루냐주(州)의 분리독립을 막아야 하는 역할도 떠맡고 있다.
카탈루냐주는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오는 11월 9일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하기로 했다.
(파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