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아닌 고속도로 타고 이동하는 연어 떼.' 해마다 이맘때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하천은 떼를 지어 바다로 이동하던 연어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캘리포니아 연어가 트럭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태평양으로 나가는 신세가 됐다고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캘리포니아 하천에서 부화한 연어는 6개월가량 성장하면 강물을 따라 하류로 이동해 태평양에 진출합니다.
연어는 태평양에서 성체로 자라 3년 뒤에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와 알을 낳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가뭄이 심해 어린 연어가 이동하기에 수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미국 연방 정부와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연어를 트럭으로 실어나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캘리포니아어족자원재단 어류학자 카리 버는 "가뭄으로 하천 유속이 느려지고 수온이 높아져 어린 연어가 이동하는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어린 연어를 바다로 이동시키는데 트럭을 동원하는 것은 처음은 아닙니다.
중북부 캘리포니아 하천에는 수자원 활용을 위해 건설한 댐이나 펌프가 많아 연어 떼 이동철에는 연어를 트럭에 실어 나르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두 배나 많은 2천700만 마리에 이르는 연어가 트럭 신세를 집니다.
캘리포니아 북부에 있는 콜맨 국립연어부화장은 해마다 1천200만 마리의 어린 연어를 새크라멘토 강으로 연결되는 배틀크릭 강에 방류하지만 올해는 750만 마리는 따로 트럭에 실어 직접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풀어줬습니다.
가뭄 탓에 480㎞를 연어 떼가 안전하게 이동하기가 어렵다고 본 때문에 선택한 방안입니다.
해마다 어린 연어 300만 마리에서 400만 마리를 아메리카 강에 방류하던 캘리포니아 주정부 운영 님버스 부화장은 올해는 한 마리도 방류하지 않고 곧장 샌프란시스코 앞바다로 실어나를 예정입니다.
연어를 트럭에 실어 바다로 옮기는 것은 연어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는 하지만 연어의 회귀 가능성은 낮춥니다.
연어가 강물을 따라 내려가는 과정이 없으면 '고향'으로 돌아오도록 이끄는 '기억'도 없습니다.
콜맨 국립 연어부화장 책임자 스콧 해멀버그는 "강물을 따라 내려가면서 연어는 냄새를 기억해놨다가 다시 돌아온다"면서 "트럭으로 실어나른 연어는 '고향'이 어딘지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콜맨 국립 연어 부화장은 지난 4월 비가 와서 잠깐 수량이 늘어난 틈을 타 배틀크릭 강에 풀어준 450만 마리의 어린 연어 가운데 일부가 돌아와 후세를 남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