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독주 속에 일본 야당의 재편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베 정권에 협력적인 보수·우익 야당들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어 아베 정권의 견제 세력은 지금보다 더 약해질 공산이 없지 않아 보인다.
야당 재편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오사카 시장)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공동대표와 결별하기로 한 하시모토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유신회 소속 의원 37명을 이끌고 에다 겐지(江田憲司) 의원이 대표로 있는 통합당(結いの黨·의원 14명)과 합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제1야당인 민주당의 보수파를 대표하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상은 지난 7일 민방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향후 하시모토 공동대표와 같은 당에서 활동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100%"라고 말했다. 탈당한 뒤 하시모토·에다 진영에 합류하거나, 민주당 당권을 장악한 뒤 하시모토 등과 야당 통합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마에하라 전 외무상은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전 민주당 간사장,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민주당 정조회장 대행 등 민주당의 보수 성향 의원들과 함께 당내 모임인 '방위 연구회'를 주도하고 있는 중량급 인사다.
결국 일본유신회의 '하시모토 파'와 통합당, 그리고 민주당의 보수 성향 의원들까지 합세한 중견 야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원조극우' 이시하라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는 자신을 포함해 의원 23명으로 내달 중 신당을 창당하기 위한 행보에 착수했다.
하시모토-에다-마에하라 등이 모색중인 신당이나 이시하라 신당 등은 아베 정권에 각을 세우기 보다는 사안별로 협력할 공산이 커 보인다. 에다 대표가 호헌을 지지하는 등 '중도'를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하시모토는 아베 정권에 줄곧 협력적이었고, 마에하라는 아베 정권의 최대 현안인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에 기본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시하라는 집단 자위권에 찬성하는 것은 물론 '자주헌법' 제정을 신당의 지향점으로 제시하며 향후 자민당의 개헌 행보에 '뒷바람'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반면 아베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민주당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지도부는 당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있다.
작년 도쿄 도의회 선거와 참의원 선거에서 잇달아 참패한데다 최근 야당 재편 논의에서도 한걸음 뒤로 빠져 있는 가이에다 대표에 대해 당내에서 '조기 퇴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의 마에하라 전 외무상은 7일 기자회견에서 야당 재편을 향한 가이에다 대표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뒤 내년 9월말인 대표 임기 만료 이전에 진퇴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가이에다 대표가 오는 11일 진행될 여야 당수토론에서 제1야당으로서의 '대안'과 '선명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조기 퇴진론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