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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저의 내면에 더욱 다가가려 했어요"

정규 2집 '라이트&셰이드'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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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작업실에서 나온 듯한 창백함이나 창작의 고뇌가 묻어나는 그늘을 예상했는데 뜻밖에 옷차림이나 표정에서 봄의 화사함이 물씬 느껴졌다.

조금 얼떨떨한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하니 예상보다 훨씬 풍부한 어휘와 정교한 논리가 다시 놀라게 한다.

정규 2집 '라이트&셰이드'(Light&Shade)를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루시아(본명 심규선) 이야기다. 처음으로 앨범 재킷에 자신의 얼굴 사진을 담았다는 그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앨범에 대해 "내면의 진실에 더 접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음반을 낼 때 '노래가 너무 내 얘기인가', '공감을 못 얻으면 어쩌지' 걱정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내 이야기를 가장 진실되게 음악으로 만들면 그게 곧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아가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에는 '우리'라는 단어도 가사에 많이 쓴 것 같아요."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 '비 마인'과 '데미안'을 비롯해 그가 직접 작사·작곡한 일곱 곡이 담겼다. '위로의 여신'이라는 수식어답게 가사는 대부분 힘을 불어넣는 내용이다.

'후'(WHO)나 '해야할 일'처럼 밝은 멜로디와 리듬의 곡도 있지만 그동안 그가 '왈츠' 여신이었다면 이번에는 '재즈'를 더한 부분이 눈에 띈다. 보컬도 봄보다는 여름 느낌에 가깝다.

"이전에 왈츠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없어요. 왈츠, 재즈, 보사노바 등 제가 하고 싶은 다양한 것들을 조금씩 선보이고 싶어요. 꽃봉오리가 천천히 만개하듯 점점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죠."

작년 발표한 앨범 이름도 '꽃그늘'이다. '그늘'에 관심이 많은 것일까.

"그늘을 좋아하기보다 이번에는 양면을 모두 보여주고 싶었어요. 확실한 나눠짐이 아닌 공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죠. 빛과 그림자. 삶과 죽음. 다르게 보이는 것들이 본질적으로는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그동안 사랑, 연인, 동경의 감정을 음반에 담아왔다면 이번에는 조금 배제하고 살아가는 자세나 인생 자체를 이야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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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노래 가사는 마치 문학 작품을 연상케 한다. '~없으매'처럼 대중가요에서 보기 드문 어법이나 어휘가 눈에 띄는 특징이다. 취향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리라 예상했는데 역시나다.

"제가 셰익스피어 희곡집 같은 고전을 좋아해요. 어릴 때 집에 아이가 읽을 만한 동화책이 없어서 할아버지 책장의 책을 읽었어요. 세로쓰기로 펴낸 셰익스피어의 책을 보면서 '이게 어른들의 동화구나'했죠.(웃음)"

그런데 가사에는 종종 영어 문장도 들어간다. 특히 중요한 부분에 들어가서 임팩트가 크다. 가사나 제목에 영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어색한 영어 '과다사용'의 시대에 흠으로 지적하기는 어렵지만 고전을 선호하는 취향을 고려하면 뜻밖이다.

"오랫동안 고민해온 부분이에요. 특별히 영어를 좋아하거나 지양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보다 멜로디에 들어맞는 형태의 가사를 고를 뿐이죠. 특정 부분에 영어보다 발음이나 운율상 더 어울리는 우리 말을 찾지 못했을 때만 영어를 사용했어요."

그가 위로의 아이콘인 것은 단지 노래 가사 때문만은 아니다. 중저음이 도드라지면서도 무겁지는 않은 봄바람같은 음색이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제 목소리가 좋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은 없어요. '허스키'도 아니고 '샤랄라'도 아닌 중간적인 목소리를 가졌다고 생각해요. 다만 가짜로 목소리를 지어내는 것은 배제하려 해요. 가장 진실한 목소리가 좋은 목소리라고 생각하죠."

이번 앨범은 '챕터1'이다. 연작으로 가을께 '챕터2'도 발매 예정이다.

"작업을 끝내니 한 장에 담기에 노래가 넘쳤어요. 모두 담으면 트랙간 어울림도 해칠 것 같았죠. 이미 녹음한 몇 곡을 중심으로 '챕터2'를 발표할 예정이에요. 연작 앨범이 한 몸의 다른 면이 되는 것이죠."

그는 '스스로 창작하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자 그동안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득 '홍대 여신'이라는 '찬사'가 그의 역량을 온전히 평가하기에 무척 부족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작가'로서 남으려면 계속 발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팬들께서 저를 한 명의 '표현가'로 봐주실 수 있도록 열심히 연마하고 채찍질하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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