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전국적 반정부 시위 발발 1주년을 나흘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시민사회단체 연합인 '탁심연대'는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오는 31일 1주년을 맞아 시위의 상징적 장소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에서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탁심연대 뮤젤라 야프즈 대변인은 "우리가 얻은 것과 요구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자 31일 탁심광장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심연대는 또 앙카라와 이즈미르, 안타키야, 에스키셰히르, 부르사, 아다나, 메르신, 디야르바크르 등 주요 도시 시민에 1주년 집회를 열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정부는 탁심광장에서 집회를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지난 13일 발생한 탄광참사를 계기로 최근까지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이즈미르 등 대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격한 충돌 우려도 제기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이스탄불 지방법원이 지난해 시위와 관련한 용의자 47명을 구속하라는 결정을 내려 긴장이 더 높아진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지난 6일부터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용의자 255명의 공판을 진행했다.
전날에는 앙카라 지방법원이 지난해 시위에 참가한 남성의 총격 사망사건 공판에서 오발사고를 낸 경찰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 경찰관은 지난해 6월 1일 앙카라에서 열린 시위를 진압하다 돌을 맞자 권총을 꺼내 위협사격으로 3발을 쐈으며 에뎀 사르슐륙씨가 이 총에 맞아 숨졌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집권 정의개발당(AKP) 의원 총회에서 "외부의 어둠의 세력들이 터키의 부상을 막으려 한다"며 반정부 시위를 비판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작년 5월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채무상환을 끝냈으며 수출도 사상 최고였는데 게지공원의 나무 12그루를 옮겨 심으려는 것을 악용해 시위가 시작됐다"며 "법적, 불법적 조직이 협력해 시위를 확산했고 그들은 국가의 경제와 안정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는 5월 27일 환경운동가 몇 명이 게지공원 재개발 공사를 위해 나무를 베려고 하자 맨몸으로 저지하고 공원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인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경찰과 시청 직원 등은 텐트를 태우고 소규모 시위대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면서 과잉 진압했으며 이 장면이 담긴 사진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면서 같은 달 31일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이스탄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