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23일 쿠데타 발발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쿠데타 추인 여부 등 정국 향방이 주목된다.
군부의 민정 이양 시기, 정국의 핵심 인물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일가의 거취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군부는 국가평화질서유지회의(NPOMC)를 구성해 이전 정부로부터 국가행정 권한을 인수했으며, 프라윳 찬-오차 총장을 NPOMC 의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프라윳 총장이 사실상 과도총리 역할을 하게 됐으며, 이는 민정이양 때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 푸미폰 국왕 추인 = 프라윳 총장이 주도한 이번 쿠데타가 성공한 것으로 인정받으려면 푸미폰 국왕의 추인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프라윳 총장은 20일 이미 계엄령을 선포해 정부와 방송국을 장악, 통제한 상황에서 쿠데타를 감행했다.
이 때문에 저항을 거의 받지 않았으며, 충돌이나 인명 피해도 없었다.
그러나 군부가 쿠데타를 인정받으려면 푸미폰 국왕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23일 현재 푸미폰 국왕의 추인 발언은 나오지 않고 있으나 그가 조만간 승인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군부는 국가뿐 아니라 왕실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어 왕실과 관계가 긴밀하며, 그를 육군 참모총장으로 임명한 것도 푸미폰 국왕이기 때문이다.
푸미폰 국왕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실각시킨 쿠데타가 발생했던 2006년에는 쿠데타 발발 이틀날 이를 승인했다.
◇ 민정 이양 시기 =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군부는 쿠데타를 감행하면서 민정 이양 일정을 밝히지 않았으며, 프라윳 총장은 민정 이양 여부에 대해 분명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민정 이양 때까지 프라윳 총장이 NPOMC 의장으로서 과도 총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태국 내 학자들과 시민운동가들,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군부에 구체적인 민정 이양 일정을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2006년 쿠데타 때는 개헌을 거쳐 민정으로 이양하는 데 1년 3개월이 걸렸다.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전격적으로 감행된 계엄 선포와 쿠데타 과정을 볼 때 민정 이양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탁신 전 총리 일가 거취 = 탁신 전 총리 일가의 거취도 정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부가 이번에 쿠데타를 감행한 것도 탁신 전 총리가 자신에 대한 사면령이 내려지지 않으면 현 정부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탁신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는 23일 군부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고 군부에 출석했다.
그의 언니이자 탁신 전 총리의 큰 여동생인 야오와파 왕사왓 전 의원, 그의 남편인 솜차이 왕사왓 전 총리 등도 소환 통보를 받았다.
잉락 전 총리를 비롯해 탁신 전 총리 일가는 계엄령이 선포되자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탁신 전 총리는 반탁신 진영의 요구대로 정치에서 손을 떼는 조건으로 자신에 대한 사면, 잉락 전 총리 등 일가에 대한 형사처벌 면제, 재산 보전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방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