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공직사회 개조의 핵심 내용은 퇴직관료 재취업 관행, 이른바 '관피아' 척결과 공무원 인사시스템의 개혁으로 요약된다.
'공직사회 개조' 방향은 그간 언론보도에서 단편적으로 흘러나온 내용과 대체로 일치했다.
일각에서 관피아 척결을 위해 취업제한 기간을 5년으로 대폭 늘리고 공무원의 신분보장을 축소하는 방안 등도 거론됐으나 이날 담화에는 빠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관피아'라는 세간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척결 의지를 천명했다.
관피아 척결을 위해서는 퇴직관료의 재취업 통로를 좁히고 절차를 투명하게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가장 강력한 변화는 고위공무원단의 취업이 제한되는 '직무관련성' 기준을 '소속부서'에서 '소속기관'으로 확대한 것이다.
현재는 퇴직 전 5년간 근무한 부서와 직무관련성이 있는 업체에 취업이 제한됐다면 앞으로는 출신기관의 업무 중 일부라도 해당 업체의 사업과 관련이 있다면 취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는 국세청 출신이라도 세무조사와 관련이 없는 부서에 마지막 5년간 근무했다면 대기업 취업에 큰 제약이 없는 반면 앞으로는 웬만한 규모의 기업에는 3년간 취업이 원천 차단된다.
국세청과 관련이 없는 기업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직무관련성이 있는 업무로 분류돼 취업이 제한되는 기간도 현재의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고위공무원단, 특히 경제 관련 부처의 고위공무원단은 퇴직 후 3년간 중견기업 이상 규모의 업체에 취업이 사실상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안전감독, 규제, 조달 등과 직결되는 공직 유관단체의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이 원천 배제된다.
퇴직관료가 갈 수 없는 기관의 수는 3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세월호 사고와 관련이 있는 해운조합이나 한국선급은 취업제한 심사대상에 들어 있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취업제한 사기업 수가 3천960곳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취업제한 기업 수가 약 1만 2천여 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퇴직 이후 10년간 취업기간과 직급 등을 공개하는 취업이력공시제도도 도입된다.
'부정청탁금지법안', 이른바 김영란법의 국회 처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무원 인사는 개방성과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수술한다.
행정고시에 해당하는 5급 공채를 줄이고 민간경력자 채용을 늘려 1대 1로 맞추겠다는 게 대통령이 밝힌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5급 공채처럼 한 번에 다수를 뽑는 방식은 줄고 필요할 때 전문가를 선발하는 수시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늬만 개방형'으로 비판받는 개방형 충원제도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각 부처에서 운영하는 선발위원회 대신 새로 생기는 '중앙선발시험위원회'가 선발을 맡게 된다.
순환보직제 개선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으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서에 대해 최장 8년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직위군제가 조기에 시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선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밝힌 대로 신설되는 국가안전처가 시범부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