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를 허하라!"
여배우들의 세대교체가 최근 들어 유난히 더뎌지고 있는 가운데 20대 여배우들이 브라운관에서 춘추전국시대를 열어젖혔습니다.
과거와 달리 30~40대 스타급 여배우들이 여전히 TV 드라마 주인공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까닭에 이들 20대 여배우들이 선배들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연상녀-연하남 커플 소재가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등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의 나이는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탓에 예전 같으면 선배들의 퇴장으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어린 여배우'들이 여전히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져있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20대 여배우 중에도 스타는 있습니다.
한효주(27) 문채원(28) 문근영(27)을 선두로 박신혜(24) 박보영(24) 등이 당당히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윤아(24) 유이(26) 수지(20) 아이유(21) 등 아이돌 스타 출신들도 포진해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10명 남짓.
더구나 가수활동을 병행하는 아이돌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지상파 3사와 케이블채널에 종편채널 드라마 시장까지 감안할 때 20대 여배우에게 힘이 실린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주인공이라도 해도 남자 주인공에 비해 비중이 떨어지거나 30~40대 선배 여배우들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주고 '2인자' 역할을 하는 20대 여배우의 모습이 오히려 익숙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막 '2인자'를 벗어나 한두 작품 주인공으로 기용되며 앞날을 노리는 주자들이 있습니다.
아직 누구 하나 '독보적'이라고 할 수 없고 여전히 각자 힘이 '미약'한 상황이지만 계속해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앞서 언급한 이미 스타 그룹은 물론, 선배들의 위상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박민영(28) 신세경(24) 고아라(24) 임수향(24) 이다희(29) 박세영(26) 강소라(24) 진세연(20) 백진희(24) 등이 그 주인공.
이들은 모두 한 작품 정도 히트를 했거나 이제 막 미니시리즈 드라마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이름을 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0년 '성균관 스캔들'이 터지면서 스타덤에 오른 박민영은 이후 '시티헌터' '영광의 재인' '닥터 진'을 거쳐 현재 MBC 수목극 '개과천선'의 여주인공을 맡고 있습니다.
다섯 작품 연속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만 보면 후발주자 그룹 중에서도 눈에 띕니다.
신세경은 2009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인기를 얻은 후 SBS 사극 '뿌리깊은 나무'와 '패션왕'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각각 여주인공을 맡았습니다.
박민영과 신세경이 한발 정도 앞서가고 있다면, 지난해 '응답하라 1994'로 부상한 후 여세를 몰아 현재 SBS 수목극 '너희들은 포위됐다'에 출연 중인 고아라와 '각시탈' '다섯손가락' '감격시대'에 이어 현재 SBS 월화극 '닥터 이방인'에 나오는 진세연이 그 뒤를 쫓습니다.
또 2011년 '신기생뎐' 주인공으로 전격 발탁된 후 '아이두아이두'와 '아이리스2'를 거쳐 지난달 종영한 KBS 수목극 '감격시대'로 첫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꿰찬 임수향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 '비밀'을 거쳐 현재 KBS2 월화극 '빅맨'으로 주인공 데뷔한 이다희, '드림하이2'와 '못난이 주의보'에 이어 현재 SBS '닥터 이방인'에 출연 중인 강소라도 계속해서 이름값을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SBS 주말극 '기분좋은 날'과 MBC 월화극 '트라이앵글'의 주인공으로 각각 발탁된 박세영과 백진희도 앞날을 노립니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아직 여주인공으로 홀로서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연기력이나 외모 등 스타성 부족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방송가와 연예계에서는 그보다는 이들이 아직 '때'를 만나지 못했다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김영섭 SBS 드라마 국장은 "실력 문제보다는 기회를 잘 만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국장은 "드라마나 영화의 예산이 점점 커지면서 제작진이 '안전성'을 최우선 삼아 타성에 젖은 캐스팅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예산이 커지면서 그만큼 리스크도 커지다 보니 위험회피를 하려고 새로운 인물보다는 기존 스타를 찾는 분위기인 탓에 후발주자들이 빨리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후발주자들이 크기 위해서는 기성 스타들과 공동작업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한 작품만 실패해도 타격이 크기 때문에 기성 스타들 역시 호흡을 맞추는 상대역에 풋풋한 후배보다는 '안전한 선택'을 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임수향 등의 소속사 인하우스엔터테인먼트의 김관민 대표는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실력과 외모는 기본"이라며 "기회를 기다리며 계속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정도가 아니겠냐"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