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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더울 확률 50%, 시원할 확률 50%? 예측의 불확실성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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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측의 불확실성..정확도 38%

그런데 왜 확률 장기예보를 도입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날씨를 장기적으로 예측하는 문제는 불확실성이 매우 큰 문제라는 점이다. 확률예보를 도입하는 것에는 확률을 이용해 각각의 경우에 대해서 불확실성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자세하게 제공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면 현재 기상청의 단정적인 장기예보(1개월, 3개월)에는 불확실성이 어떻게 표현되어 있고 또 정확도는 어느 정도나 될까? 기상청이 발표한 2008년 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기온과 강수량 전망에 대한 정확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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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서 볼 수 있듯이 기온과 강수량에 대한 장기예보 정확도는 연평균 38%정도 밖에 안 된다. 봄철 1개월 강수량 예보의 정확도는 29.6%, 봄철 3개월 기온 전망 정확도는 31.5%에 불과하다. 장기 예보는 지금까지 <높음, 비슷, 낮음> 3개 중에 하나를 골라 예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상청이 많은 돈과 인력, 시간을 투자해 내놓은 정확도가 말도 못하고 기어 다니는 어린 아이가 눈감고 <높음, 비슷, 낮음> 가운데 하나를 골라잡을 때의 정확도 33%와 별로 다를 게 없는 수준인 것이다. 정확도가 날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무것이나 그냥 골라잡는 수준인데 굳이 장기예보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장기예보를 포기한 경우가 있다. 장기예보를 아예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예로 지난 3월 서울에는 기상 관측사상 107년 만에 최고의 이상고온이 나타났다. 이상 고온에 벚꽃이 당초 예상보다 2주 정도나 일찍 피면서 벚꽃 축제는 꽃 없는 축제가 돼 버렸다. 평범한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는 관측사상 107년 만에 최고의 이상고온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는데도 기상청이 2월 24일에 발표한 3월 기온 전망은 ‘평년과 비슷하겠음’ 이었다. 관측사상 가장 큰 거대한 파도조차 전혀 예측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장기 예보 정확도가 이렇게 낮은 것은 단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세계가 마찬가지다. 하루 이틀 예측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주변 중국과 동아시아 기상상황을 주로 살펴야 하지만 1개월, 3개월 예보는 전 지구적인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 특정 지역 특성뿐 아니라 전 지구적인 규모의 요소와 지역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복잡하게 작용해 최종적으로  날씨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과 지역적으로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변화를 현대과학, 아니 인간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만큼 장기예보는 아무리 최선을 다한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골라잡는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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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지난 1963년 미국 MIT 대학의 로렌츠 교수는 미국 대기과학 저널(Journal of Atmospheric Science)에 발표한 < Deterministic Nonperiodic Flow>라는 논문에서 초기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예측 결과가 서로 엉뚱할 정도로 달라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예측하기 위한 초기조건에 아주 작은 오차만 있어도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현재 모든 예측에 사용하는 초기자료나 예측 모형은 말 그대로 완전(Perpect)한 것이 없다. 오차가 많이 포함된 것이다. 이 말은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장기적인 예측을 단정적으로 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현재의 초기조건을 가지고 예측해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간, 즉 결정론적인 예보의 한계를  2주 정도로 보고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1~3일 예보(단기예보)와 주간예보는 결정론적인 그리고 단정적인 예보의 유효기간에 속한다. 단기예보에도 확률개념이 들어 있지만 우리는 확률보다는 단정적이 예보 그 자체를 본다. 단정적인 예보만 봐도 충분히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보기간이 2주는 훨씬 넘어서는 1개월, 3개월 예보는 로렌츠 교수가 일찌감치 증명한대로 초기자료를 가지고 결정론적으로 단정적인 예보를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장기예보에서 올 여름 평년보다 덥다 선선하다처럼 단정적으로 예보하는 것은 현대과학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1개월, 3개월 예보에서 평년보다 덥다, 춥다 등 단정적인 예보를 해 왔다. 기상청이 장기 예보를 확률 예보로 바꾸는 것은 바로 지금까지 어찌 보면 불가능한 일을 용감하게 해오던 단정적인 예보를 불확실성 정보를 충분히 반영하는 통계적인 가능성으로 바꾸는 것이다. 물론 장기 확률예보가 턱없이 낮은 장기예보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은 아니다. 확률 장기예보로 예보 형식을 바꾸는 것과 정확도 향상과는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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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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