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주던 네가 하루 아침에 하늘나라로 갔어. 엄마, 아빠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니…"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오늘(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내 정부 공식합동분향소 유가족대기실 밖으로 유족 A씨의 울음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며칠전 어린이날에도 저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하루를 버텼는데 이어서 찾아온 어버이날에는 가슴을 후비는 듯한 고통에 그저 목놓아 울 뿐입니다.
유족들은 하나같이 '가정의 달'인 5월이 이리도 잔인한 적이 있었냐며 가슴을 쳤습니다.
여느 부모와 자식처럼 그저 평범하게 카네이션을 주고 받고 싶을 뿐인데 A씨에게 올해는 다 허사가 됐습니다.
천진하게 웃고있는 아이 영정사진 앞에 A씨는 하얀 국화를 카네이션 대신 올릴 자신이 없다고 되뇌었습니다.
"용돈도 얼마 주지 못했는데 그걸 모아 어버이날마다 카네이션을 꼭 달아주더라구요.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면 안되는데…"
눈물겹게 화창한 오늘 조문행렬은 다른날 못지않게 길게 이어졌습니다.
영정 앞에 국화꽃 한 송이 올려놓고 오랫동안 침묵하던 조문객들은 어버이날을 생각해서인지 분향소 밖으로 나와 유족들에게 더욱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넨 뒤 돌아갔습니다.
일부 유가족들은 합동분향소 앞에 서서 5일째 침묵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하얀 마스크에 하얀 장갑, 검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었습니다.
"제 아이가 웃을수 있게 진실규명 바랍니다" "이유없이 죽어간 아이들 위해선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진실을 밝히는 것입니다"라는 정부를 향한 메시지는 아이들에게 떳떳한 부모가 될 수 있게 해달라는 외침이었습니다.
한 유족은 "차가운 물속에 있을 영혼들 생각에 밥도, 잠도, 물 한모금도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유가족들은 특별검사제 도입과 청문회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오늘로 사흘째 이어갔습니다.
합동분향소 출구에 설치된 서명대 6곳에서 조문객 수천여명은 향후 국회 등 관계기관에 제출될 것으로 알려진 이 서명에 대거 동참했습니다.
서울광장 시민분향소에도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습니다.
'애도와 성찰의 벽'도 시민들이 남긴 추모 편지·시로 가득 찼고 '노란 리본의 정원'에는 시민들이 매어놓은 노란 리본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는 경기도 안산지역 피해자 합동영결식이 열리는 당일까지 운영됩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