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동안의 연휴, 차분하게 보내셨습니까? 날씨가 변덕을 부릴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연휴 마지막 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강원산간에 때늦은 눈이 내린 것인데요. 쌓일 정도는 아니었고 바로 녹아서 오래 구경하기 힘든 눈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한반도의 기온이 크게 오르고 있어 최근에는 정말 보기 힘든 5월의 눈이었는데요. 대관령에 여름을 앞둔 5월 눈이 내린 경우는 모두 6번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
실제로 대관령에 마지막 5월 눈이 내린 것은 지난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5월 2일 눈이 관측됐는데 올해처럼 쌓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무려 23년 만의 5월 눈이 기록된 것입니다.
5월에 내린 눈이 쌓인 경우를 찾으려면 지난 1987년까지 되돌아가야 하는데요. 1987년 5월 3일 대관령에 1.2cm의 눈이 쌓인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기 때문에 내린 눈이 바로 녹지 않고 쌓인 것이죠. 일부 언론이 27년만의 눈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이 기록을 참조했기 때문인데 눈이 쌓이지 않아도 내리는 경우가 있는 만큼 잘못 인용된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대관령에 내린 가장 늦은 눈은 언제일까요? 기록을 살폈더니 1981년 5월 17일이더군요. 1981년은 1월 초에 경기도 양평의 기온이 영하 30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진 한 해였는데 눈도 매우 늦게 내린 한 해로 기록됐네요.
올해 5월에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강원산간에 눈이 내리리라고 예상한 분들은 아마도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1월부터 4월까지 기온이 계속 높았고 최근에는 마치 초여름 같은 봄 날씨가 이어졌으니 말입니다.
올해 기록된 기온 기록을 한 번 보겠습니다. 1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5도가 높았고 2월의 평균기온 역시 평년보다 1.4도가 높았습니다. 3월은 그 폭이 더 커져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8도나 높았는데요. 4월도 이런 추세가 이어져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2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는 무시할 수가 없는데요. 자연현상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반드시 바로잡는 현상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날씨의 변화를 살필 때 경험적으로 먼저 고려하는 것도 바로 이것인데요. 이 때문에 언젠가는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낮을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다가온 것입니다.
5월 들어 이어지고 있는 저온현상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단 수요일인 오늘(7일) 낮부터는 기온이 정상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 아침기온은 평년보다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면 건강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죠. 저도 연휴 내내 감기로 고생했는데 여러분도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추세가 여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이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올 여름 기온은 지난 몇 년 동안의 여름보다 낮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 기업이 근거 없이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전망하면서 여름 상품을 파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너무 귀가 얇으면 득이 될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