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월요일 이 시간은 <사건과 사람들> 시간입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강의 때문에 지금 제주에 내려가 계신다고요. 사실 이번 <세월호>에 탑승한 단원고 학생들의 목적지가 제주도이었잖아요. 그곳에 계신 분들도 가슴 아파 하고 계시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럼요. 잘 아시다시피 제주도는 안 그래도 오랫동안 선원 분들이 바다에 목숨을 많이 잃으신 곳이고요. 4.3 민주항쟁도 있었지만 한 많은 곳이죠. 아픔에 대해서 공감을 참 잘 하시는데, 제가 이곳에 내려와서 교육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세월호가 만약 무사히 도착을 했다면 그 세월호에 제주지역 고등학생들이 타고 다시 육지지역으로 수학여행을 가도록 되어 있었답니다. 그렇다보니까 아픔과 어떤 충격의 공감은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이쪽이.
▷ 한수진/사회자:
소장님 일주일 사이에 또 다른 뉴스들이 쏟아졌는데 세월호 문제점을 파고드니까 결국은 유병언 회장이라는 인물에까지 이르게 되었거든요. 유병언 회장, 그리고 그 일가 어떤 사람들인가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아직 다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요. 이제까지 확인된 내용만 봐도 저는 개인적으로 이 유병언 회장과 그 일가가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사회악의 근원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라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일단 확인된 것 만 해도 출발은 5공화국이었거든요. 5공화국 전두환 대통령 당시 그 동생이었던 전경환 씨죠. 이 사람의 비호를 받아서 특혜를 받게 되고요. 그래서 한강 유람선을 운항 하게 되죠, <세모>라는 회사를 가지고요. 그런데 그 당시에도 사고가 잦았고 경영이 부실했고요. 이래서 결국은 이 세모 유람선 회사는 망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87년에 많이들 아시는 ‘오대양 사건’이라는 게 벌어지죠.
오대양 사건이라는 것이 지금 문제되고 있는 ‘구원파’라고 하는 이 기독교계 유사 사이비 종교 계열인데요. 이곳을 믿는 사람들이 단체로, 집단으로 용인시 인근에 있는 공장에서 32명이 사망하신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들여다보면 그 당시 이 사망을 주도했던 오대양의 대표자가 있어요, 박 씨라고.
▷ 한수진/사회자:
네, 박순자 씨.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이 사람이 당시 돈으로 170억 원의 사채를 끌어 쓰고 갚지 못해서 결국 이렇게 되었는데 그 당시 수사의 혐의점이 뭐냐면, 그 사채를 쓴 것이 결국 유병언 회장 일가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 연결고리를 못 밝혀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무혐의 판정이 났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리고 나서 다른 교인들의 돈, 헌금을 끌어다 쓴 사기죄로 4년형을 받게 되고 이후 2천 억 원의 부도를 내면서 많은 사회적 피해를 안기고 자신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은 채 다시 청해진 해운을 세운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렇게 한 번 부도가 나면 우리 사회에서 재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2천 억 원이나 피해를 냈는데 참 빠른 시간에 재기를 한 거예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 부분이 제일 의심 가는 부분이고 지금 이 청해진 해운이 숱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여객 운항 사업을 한 이유이기도 할 것으로 저는 보는데요. 권력의 비호라고 의심이 많이 됩니다. 권력자들, 특히 지금 진술로 나오는 것은 뭐냐하면 유병언 회장이 직접 지시를 해서 청해진 해운을 포함한 아이원아이홀딩스 그 계열사들, 다판다 라든지. 이쪽에서 상당히 많은 비자금들을 축적했던 것으로 보이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직원도 없는 지주회사에서 컨설팅 한다면서 수십억 원을 가져다 쟁여 놓는 그런 방식이겠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상 지분은 없지만 유병언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를 한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죠. 그리고 (유병언 회장이) ‘아해’라는 이름을 내걸고 사진작가로 활동했는데 그 사진 한 장 당 엄청난 액수를 주고 계열사들이 다 사주고요. 그 돈들이 전 현직 국회의원들과 유력 권력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살포되었다는 그런 진술이 나오고 있죠. 이런 권력과의 유착관계, 권력 비호가 처음에 그런 엄청난 부도를 내고도 재기할 수 있게 되었고, 부실한, 안전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운영하면서도 제재를 받지 않았던 그 이유가 아닌가, 하고 추정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방위로 로비를 했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사로 밝혀내야 할 부분인 것 같고요. 그런데 또 소장님 보면 유병언 일가가 종교를 이용해서 이렇게 사업을 운영한 것이 과거 사건들과 닮아있는 점이 있다면서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렇습니다. 기억들 다 하시겠죠. 워낙 우리 사회가 종교 문제 때문에 몸살을 많이 앓아왔고요. 아주 멀리로는 일제 강점기 때 ‘백백교’라는 사이비 종교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뒤로는 치부를 했고요. ‘영생교’, ‘아가동산’ ‘JMS’. 그러한 사이비 종교에서 주로 사용되던 교주의 신격화. 그리고 신도들에게는 돈이 필요가 없다, 왜 돈에 집착하느냐, 모두 내놓아라. 그리고 신도들을 회사원으로 위장시켜서, 취업시켜서 일을 하게 만들고 착취하고 임금 제대로 주지 않고. 이 모습이 지금 이번 사건의 청해진 해운과 계열사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유병언 회장이라는 사람이 속칭 '구원파'라고 하는 그 종교단체를 장인과 함께 세운 거죠.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 한수진/사회자:
실질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고, 그리고 또 사실 이번 사고에서도 선장과 승무원들이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게 또 구원파 교리와도 관련이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런 추정이 되고 있고요. 왜 그러냐하면 일단 누차 말씀드리지만 시맨십(seamanship)이라고 하는 일반적인 선원과 선장이라면 도저히 하지 않을 행동들을 했거든요. 거기에 덧붙여서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지금 계속 증거가 확보되고 나오고 있지만 선장과 선원 측들이 구조 요청을 한다든지 또는 관계 기관과 연락에 앞서서 회사와 먼저 연락을 합니다.
그리고 회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과연 신고를 할 경우에 회사에 끼칠 피해가 무엇인가, 이것부터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든요. 이건 도저히 도덕 윤리나 일반적인 인간 심리로는 이해하지 못 하고요. 사이비 종교로 인해서 발생한 심각한 판단능력의 와해와 상실, 이런 부분들이 원인이 아닌가 추정이 되고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여기 교리에서, ‘한 번 죄를 지어도 구원을 받으면 다시 죄를 지어도 괜찮다.’ 그런 내용이 있다면서요. 그래서 그런 교리와도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거고 만약 수사를 해서 이게 사실로 밝혀질 경우에는 선원들이나 고용주가 이런 이유로 가중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나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그 부분은 대단히 어려워 보입니다.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상 규칙 때문에요. 또 사상의 자유, 신념의 자유, 양심의 자유. 개인들이 믿고 따랐다, 하는 것들이고 그러한 지시가 직접적으로, 예를 들어서 사고를 유발하고 살인을 하게 했다면 책임을 지겠지만 근무의 태만과 직업윤리의 실종, 또는 과실 문제 이런 부분의 이면에 깔려있는 신념이나 종교, 양심의 문제다. 이건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가 어렵거든요. 그것 보다는 실제로 청해진 해운의 운영, 그리고 선원들에 대한 채용과 교육, 임금 지급 이런 근로 관계법이나 해운 관계법 위반을 찾아내서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지금 보면 유병언 일가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과연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아요.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소장 /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네, 상당한 걱정이 있죠. 일단 수사 과정에서 지금 나오는 이야기가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데이터를 파괴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요. 재산도 대부분 여러 차례 중복적인 과정을 거쳐서 은닉해두고 있고요. 책임의 소재를 분산시키기 위해서 등기 이사로는 올라가있지 않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일가에 대한 추징금을 모두 받아내는 검찰의 그러한 능력과 노력, 국세청의 협력. 이런 것들이 이번 사건에도 적용된다면 그래도 우리가 이들의 죄상을 드러내고 무거운 책임을 물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가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나오는 이야기가,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납부를 위한 재산 추적, 거기에 버금가는 노력이 필요할거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더라고요. 잘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사건과 사람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표창원 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