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정 작가 (프랑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미국)
▷ 한수진/사회자:
세월호 침몰 사고를 보면서 우리나라 재난 관리 시스템, 참 한숨 나오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 면에서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가 고쳐야 할 점 짚어보겠습니다. 오늘은 프랑스와 미국의 사례를 보겠는데요. 먼저 프랑스부터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랑스 현지의 목수정 작가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목수정 작가(프랑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만약 프랑스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면 우리 정부와 대응을 비교해봤을 때 어떤 부분이 가장 다를까요?
▶ 목수정 작가(프랑스)
제가 사실 한 10년 정도 여기서 살면서 이런 유사한 대형 사고를 딱히 목격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를테면 해상사고라는 것에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추어보면 프랑스에는 어떤 게 있냐면요. ‘국립해상구조회’라고 하는 단체가 있는데, 거기에서는 어디에서 사고가 나도 15분 안에 달려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에도 민간 해상 구조원들이 있잖아요. 그 분들이 19세기에 이걸 만들었는데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1967년부터 공식적으로 국가의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기구가 되면서 지금 현재 5천 명에 가까운 구조원들이 프랑스 전역에 232개 구조 센터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2012년에만 8,071명이 이 센터에서, 바다에서 구조가 되었다고 해요. 전체 사고자 중에서 죽은 사람이 350명이라고 하니까 비율을 따져보자면 구조율이 90%를 넘어가는 거죠. 우리나라처럼 해경이 따로 있고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지휘체계가 분할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바다의 소방서 같은 역할을 이곳에서 전담해서 하고 계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다보니까 일사분란하게 잘 움직일 수 있고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말씀이시군요.
▶ 목수정 작가(프랑스)
프랑스 사람들이 이 단체에 갖는 신뢰도도 아주 확고하고요. 믿음도 아주 크고 이 분들도 다 자원봉사자들로 전문적인 구조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긍심도 굉장히 크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이번 같은 경우를 보면 저희가, 수학여행을 가는데도 안전에 대한 사전 교육이 없었다고 하거든요. 프랑스 같은 경우는 어때요?
▶ 목수정 작가(프랑스)
저도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보내본 적이 있는데요, 일단 일상적으로 교통경찰이나 소방관이 학교에 와서 직접 안전교육을 아이들에게 주기적으로 합니다. 그러면 담임교사가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인상에 남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어디 바깥으로 나가게 되는 경우, 지방으로 가든 해외로 가든 할 때는 아주 철저하게 일단 현장에서 우리가 볼 것에 대해서, 사전에 역사 교육이나 이런 것도 시키고 안전 교육도 시킬 뿐 아니라 가져올 수 있는 물건, 칫솔까지 철저하게 정해줍니다. 물은 몇 리터를 가져와하고 가져올 수 있는 용돈의 한계는 얼마이며 어떤 종류의 옷들을 가져와야하고 이런 것들을 정확하게 정해줍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많이 야외활동을 하되 명확한 행동반경의 틀을 정해주고 가서 따라야 할 지시들을 아이들 머릿속에 명확하게 그려준 다음에 그 안에서 자율권을 주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정말 프랑스답다 하는 생각이 들고요. 무엇보다도 지금 목수정 씨가 거기 사신지 10년이 넘었는데 한 번도 이런 큰 사고를 본 적이 없다, 이런 말씀이 마음에 남네요.
▶ 목수정 작가(프랑스)
아니, 사실 비슷한 류의 안전사고, 인재라고 할 수 있는 어떤 그런 사고들을 본적은 없는데요. 2000년에 사실은 샤를 드골 공항에서 초고속 여객기인 콩코드 여객기가 추락한 사건을 본적이 있어요. 그게 제가 봤던 가장 큰 사고였는데 그 때 초고속 여객기가 이륙하자마자 추락을 했고 109명이 그대로 죽었습니다. 그 때 굉장히 저한테 인상에 남았던 것은 이 콩코드기라고 하는 것이 프랑스의 항공 산업에 대한 일종의 자존심 같은 것이거든요. 그 사고가 있고 나서 아예 콩코드기 자체를 역사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이 프로젝트 자체가, 우리들의 무리한 욕심이 이토록 큰 인명사고를 냈다, 라는 것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자성하면서 과감하게 아예 프로젝트 자체에서 삭제를 해버린 거죠. 그걸 보면서 굉장히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할까요.
▷ 한수진/사회자:
사람 목숨보다 귀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프랑스 파리의 목수정 작가였습니다. 프랑스의 안전 의식과 재난 관리 시스템 살펴봤구요, 이번에는 미국으로 가보겠습니다. 미국에서 15년 동안 거주하고 최근 한국으로 돌아온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미 15년 거주(미국)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만일 미국에서 이런 사고 났다면 어땠을까요?
▶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미 15년 거주(미국)
우왕좌왕 하지 않았겠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게 사고가 나면 이걸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우왕좌왕하고 컨트롤 타워가 없어서 제대로 된 대처를 못 하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도 비슷한 기구가 있습니다만, ‘FEMA’라고 해서 비상관리청이 있는데요. 이 FEMA에서 모든 걸 총괄합니다. 사고가 나면 일단 FEMA에서 파견 나와서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거기서 사용 가능한 모든 기구든, 인력이든, 장비든 이런 부분들을 동원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게 대통령 직속 기구로 되어 있는데 재화와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모든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예측도 하고, 예방도 하고요. 그래서 모든 국가 노력을 시스템화 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하게 되면 FEMA에 가서, 일단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거기서 모든 사용 가능한 장비나 인력들을 컨트롤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국내에 있거나 국제적으로 사용 가능한 모든 장비나 인력들이 동원될 수 있는 구조가 되니까 빠른 시간 안에 대처가 가능하고 구조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겠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 기능이 제대로 안 되다보니까 결국은 지금처럼 이런 대형 사고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FEMA 같은 비상관리처는, 일처리가 느리다, 굼뜨다, 이런 지적은 없었어요?
▶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미 15년 거주(미국)
그렇지 않아요. 왜냐하면 FEMA 같은 경우는 워낙 훈련이 잘 되어 있고 조직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대처가 가능하죠. 우리 같은 경우에는 문제가 되는 게, 각 부서가 나누어서 업무를 하다보니까 이걸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초기에 대응이 어려워지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더구나 정부 조직이 자주 바뀌다보니까 그 개편 과정에서도 이런 중요한 기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것 같아요. 지금 보면 미국 정부 같은 경우는 또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제1원칙을 구조로 맞춘다고 하던데요, 정말 맞습니까?
▶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미 15년 거주(미국)
네, 맞습니다. 일단 생명을 구하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구조 현장에 무얼 보내는 데에도 부서별로 충돌이 되고 또 예를 들면 민간 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구나 장비들을 운영할 때 누가 돈을 댈 거냐 하는 부분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결제를 받아야 하고, ‘이것은 행안부에서 할 거냐, 소방 방재청에서 할 거냐.’ 이런 문제 때문에 엄청난 혼란이 일어나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미국 같은 경우는 일단 생명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모든 부서의 절차를 다 한 군데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 특성이라고 볼 수 있겠죠. 우리도 그런 기능을 할 수 있는 그런 조직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보면 이번 해안 사건 같은 경우에는 해양경찰청과 해양 수산부, 행안부 이런 부분이 너무 나누어져 있어서 업무 처리가 엄청나게 굼뜨고 제대로 운영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더불어서 구조자와 피해자들, 유가족들에 대한 심리 치료도 즉각 시작이 된다고 하던데요?
▶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미 15년 거주(미국)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05년도에 저희가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덮쳤는데 그 때도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미국 정부와 대학들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는 그런 단체와 기구들을 파견해가지고 사고 현장에 심리 상담 처리소 이런 부분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슬픔 극복 트레이닝을 실시를 했고요. 또 치료 가이드라인을 배포해서 장기적으로는 약물 중독 예방 교육까지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지난 1989년도에 보훈처 직속으로 국립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센터를 설립을 했고요. 9.11 사태 이후에는 연방 재난 관리청이 중심이 되어서 재난 대응과 심리치료를 총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게 단순히 생명을 구하는 일 뿐 아니라 실제 사건과 큰 재난이 오게 되면 엄청난 심리적인 충격을 받게 되는데 그 심리적인 충격을 치료할 수 있는 그런 치료까지도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지금 보면 이번 사고에 대처하는 정부 고위 관료나 정치인들의 행동도 비교 대상이 되는 것 같아요?
▶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미 15년 거주(미국)
네, 그렇습니다. 제가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야기도 했는데 이게 미국 뉴올리언스 지역에서 났던 재난인데요. 그 때 당시만 해도 뉴올리언스 시장 같은 경우는 사고 현장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사고 현장에서 지휘를 했었어요. 우리는 지금 웃기는 게 사고가 발생하면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지휘를 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되어 있거든요. 9.11 사태에서도 미국에서 현장 지휘의 최고 책임자는 그 뉴욕시에 있는 소방 당국이었어요, 그리고 뉴욕 시장이었고. 왜냐하면 그 지역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재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지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국가에서 내려오고 행안부에서 내려오고 이래가지고 하다보니까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이런 관리들이 실제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하고요. 다른 외부의 인사들은 웬만하면 잘 안 옵니다. 대통령이야 한 번 방문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온갖 장관들이 다 와서 얼굴 비추고 거기 와서 라면 끓여 드시고 그런 형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