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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6자 회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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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문제 특별대표가 뉴욕을 찾았다. 한미일 3국 협의에 이어 우리측 수석 대표인 황준국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베이징을 방문했고 이번에는 중국대표가 미국을 찾은 것이다.  우다웨이 대표는 뉴욕에서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표와 두 차례 회담을 하고 다시 워싱턴에서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회담 역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6자 회담의 방정식은 복잡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변덕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북한 지도부는 차치하더라도 참가국들의 속내가 다 제 각각이기 때문이다.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고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아 옛날이여!” 일 뿐이다. 대체 이 문제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물론 6자회담 재개에 가장 큰 걸림돌을 제공한 것은 북한일 것이다. 북한에게 여러 번 속은 경험이 있는 관련국들은 이제 좀처럼 북한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2.13 합의와 10.3 합의를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합의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북한은 여전히 회담과 핵 개발 사이를 오가며 위험한 게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 내에서는 대화보다는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을 버리도록 압박하자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란’식 제재가 최근 성과를 내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같은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 제재 이행법안’은 북한 정권의 파산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컨드리 보이콧’ 즉 북한과 거래하는 제3자나 나라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적인 조항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전 양해를 얻지 않으면 대단히 위험한 시도가 될 수 있다. 이란과 달리 북한 뒤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후견인이 버티고 있다. 미국이 충분한 사전 정지작업 없이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중국의 입지만 강화시켜 줄 위험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주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의 발언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북한의 핵 포기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불가능한 임무(Mission Impossible)라는 것이다. 이 말을 뒤집어 해석하면 미국은 이미 중국 없이는 북한을 통제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전략적 인내’ 역시 지금으로서는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자신들의 요구에 고분고분 따라주면 좋겠지만 지금 분위기로 보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은 신속한 6자 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분명한 사전 조치 없이는 회담 테이블에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비핵화를 향한 북한의 분명한 사전 조치를 중국을 통해 얻어내려고 하고 있는데 6자 회담 재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조건 달지 말라는 것 아닌가? 6자 회담 재개에 대해 한미일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중국으로서는 썩 유쾌한 상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 일본과 한 편인 셈이지만 역사문제에서는 중국과 함께 일본을 공동의 적으로 두고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 역시 6자 회담 재개에 희망적이지 못한 구도로 작용하고 있다.

6자회담이 처음 열린 것은 2003년 8월 이었다. 이어 6차 회담까지 이어지면서 부분적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해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기로 지금까지 표류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 표류가 길어지면서 6자회담의 유용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최근  한미일 사이에서 6자회담 재개 조건을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아직은 어떤 의미인지 명확하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 역시 6자 회담 재개 문제와 맥이 닿아 있다. 6자 회담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유일한 희망이라고 믿었던 것은 그야말로 ‘흘러간 옛 추억’이 되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북한을 그냥 내버려 둬서는 안 되는 이유가 커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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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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