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쑤성 성도인 란저우시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기준치를 수십 배 초과한 벤젠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수돗물 공급업체와 현지 정부는 이런 사실을 18시간이나 지나 시민에게 공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국의 대응체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11일 오전 2시 사이 '란저우 웨이리야 수도서비스집단공사'가 란저우시에 공급한 수돗물에서 118∼200㎍/ℓ에 달하는 벤젠 함유량이 검출됐습니다.
이는 중국당국이 설정한 기준치(10㎍/ℓ)의 11∼20배에 달하는 수치로, 240만 명이 넘는 란저우 시민 전체가 이번 수돗물 오염의 피해자가 됐습니다.
벤젠은 석유화학공업에 의해 생산되는 물질로 장기간에 걸친 벤젠 접촉과 흡입은 조혈기관 이상, 백혈병, 급성재생장애성빈혈, 저혈압 증세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란저우시 정부는 오염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중국석유)의 란저우지사가 운영하는 파이프라인에서 유출된 원유가 흘러들면서 발생한 사고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신경보는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앞서 중국 언론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입니다.
중국석유는 부패 혐의로 사법처리설이 흘러나오는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1980년대 후반부터 10년 이상 이끌었던 국유기업입니다.
위안잔팅 란저우시장은 시 정부를 대표해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 24시간 동안 수돗물을 마시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기준치를 초과하는 벤젠이 검출된 지역은 수도공급업체의 1∼2공장 사이에 설치된 3㎞의 수도관으로 알려졌으며 이 아래에 중국석유 란저우지사의 파이프라인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1950년대 건설된 이 수도관은 1980년대에 원유 유출 사고가 한 번 발생한 적이 있었지만 수리만 한 채 지금까지 60여 년간 줄곧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도공급업체 측은 벤젠 오염 사실을 즉각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검출 이후 대조검사가 필요했고 상부보고 등에 시간이 걸렸다"며 "그러나 상부보고와 동시에 매체도 보도를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위하이옌 란저우 시 당서기도 "있는 그대로 말한 것"이라면서 "그 어떤 사실도 은폐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란저우시의 발표와 해명에 대해 전문가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수돗물 음용 금지령'을 접한 란저우 시민들이 한꺼번에 생수 사재기에 나서면서 생수 품귀현상이 빚어졌고 생수 한 상자가 100위안(약 1만6천678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생수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음료업체 와하하 가 5천 상자의 생수를 긴급 공급하는 등 생수업체들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란저우에서는 지난 3월에도 '이상한 맛'이 나는 수돗물이 공급돼 논란이 일었지만 이번 벤젠 오염 사태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