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학생이 부르면 언제든" 서울대 '교수 아저씨 밴드'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서울대 경영대 박진수(48) 교수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아이패드로 경영학 논문을 읽는 게 다였지만 이제는 눈이 논문을 따라가는 동안 귀로는 음악을 들으며 리듬을 익힙니다.

연구실 안에는 전자드럼 세트가 책상 뒤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연구하다 등을 돌려 틈틈이 연습하곤 합니다.

그는 이 대학 경영대 교수들끼리 만든 밴드 '가락'(G.A.Rock)의 일원입니다.

박 교수는 드럼, 김우진(44) 교수는 기타, 송인성(47) 교수는 베이스, 황인이(43) 교수는 보컬을 맡았습니다.

경영정보시스템(MIS), 재무, 마케팅, 회계 등 각자 전공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이들이 무대에서도 일을 저질러 보기로 하고 의기투합한 것은 2014년도 경영대 새내기 배움터를 두 달 앞둔 작년 12월 말입니다.

김 교수는 "주로 영어로 수업을 하다 보니 분위기가 딱딱하고 서로 다가가기 어려웠던 면이 있었다"며 "학생들과 친해져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락의 G는 교수, A는 아저씨·아줌마라는 뜻으로 해석하자면 '교수 아저씨·아줌마 밴드'입니다.

아직 여교수가 멤버로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경영대 학생 락밴드 동아리인 '발악'(B.A.- Rock)과 어울리도록 이름을 지었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새내기 배움터에 매년 교수들이 참석하긴 하지만, 막상 가면 할 일이 없다는 게 교수들의 고민이었습니다.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박 교수가 밴드 구성을 제안했고, 평소 취미로 악기를 제법 다룬다는 교수들 중심으로 곧바로 멤버가 모였습니다.

점잖은 셔츠 대신 선글라스와 티셔츠, 청바지로 멋을 낸 교수들은 신입생들 앞에서 윤도현 밴드 등의 가요를 선보였습니다.

당시 무대를 기억하는 학생들은 입학 후 만난 강의실에서 한결 살갑게 다가왔습니다.

호응을 얻자 몇몇 교수는 밴드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키보드 담당 교수는 영입 1순위입니다.

대형 강의동에서 수백 명의 학생 앞에서도 교편을 잡는 이들이지만 스스로 "어디 가서 우리가 300명 앞에서 공연할 수 있겠느냐"며 무대에 선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무대의 맛'을 알아버린 이들은 학생들과 호흡하던 순간의 쾌감을 떠올리며 다음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자 연구 때문에 바쁜 형편이지만 한 달에 한 번 연습실에 모여 합주하며 공연할 곡 리스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당장 목표는 다가올 봄 축제입니다.

학생들의 공연 요청이 들어올 것을 내심 기대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MBA 홈커밍데이 등 공연을 통해 학생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으는 것도 계획 중 하나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