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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안철수 '정면돌파'인가, '회군'인가

'국민과 당원 뜻 묻겠다' 안철수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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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기자회견에 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표정은 비장했습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정치 기본 바로 세우고 정치 개혁해야 한다는 의지와 소신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 "새정치연합의 창당정신이며 정치의 기본을 바로세우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께서는 선거 유불리를 떠나 흔쾌하게 지지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여러 차례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 소신과 원칙이 아무리 중요해도 국민과 당원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시말해, '기초선거 무공천 소신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민과 당원이 공천하라고 하면 따르겠다'는 것입니다.

■ 안철수 "정면 돌파하겠다"

안철수 대표는 '정면돌파'라는 표현도 직접 사용했습니다. 무공천에 대한 당내 반발을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입니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정치 생명을 걸고 결정했다"는 말까지 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는 "기존 무공천 입장과 반하는 결정 아닌가", "민주당과의 합당 정신이 훼손되는 것 아닌가", "처음부터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묻지 않은 이유는 뭔가"라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안 대표는 그동안의 상황 변경을 이유로 삼았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면담 거부를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특유의 비유 화법도 동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 미이행과 면담 거부에 대해선 "마치 논두렁에 불이 났는데 불을 낸 사람이 동네 사람들이 알아서 끄라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하지 않고 새누리당은 공천하기로 한 상황에 대해선 "불공정의 정도가 토끼와 거북이 경주 차원이 아니라, 고속도로와 가시밭길 달리기에 견줄만 한 형국"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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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의 득과 실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함께 실시하기로 한 것을 놓고도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당장 최고위원회에서는 "공천을 할지 말지는 당 내부 문제인데 왜 국민들에게까지 물어보나", "100% 당원 투표나 당원 여론조사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안 대표 측은 "국민의 의견을 물어보는 게 '안철수식 새정치'"라는 반론을 폈습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좀 더 설득력을 갖습니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원은 옛 민주당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안철수 측 당원을 대신해서 국민 여론조사를 끼워넣기로 했다는 해석입니다. 여론조사와 당원투표의 합산 비율을 각각 50%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당 지도부가 전당원투표, 즉 100% 당원 투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친노 좌장인 문재인 의원이 '일반국민 50% + 당원 50%'라는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안철수 대표 측은 이번 결정으로 안 대표가 잃을 것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결과가 안 대표의 소신대로 무공천 쪽으로 나올 경우, 당내 논란을 종식하고 안 대표의 입지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또, 설령 공천을 하자는 쪽으로 나오더라도 '국민의 뜻'이라는 명분을 이미 얻었고, 나아가 지방선거를 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치를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제기될지 모르는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에서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합니다. 먼저, 조사 결과가 공천 쪽으로 나오면 민주당과의 합당 명분을 무공천을 삼았던 안철수 대표에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공천을 새정치의 기본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신뢰의 정치를 안철수식 정치의 근간으로 삼아왔던 만큼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까지 말했기 때문에 안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조사 결과가 무공천 쪽으로 유지되더라도, '고비 때마다 한 걸음씩 물러선다'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장 후보 양보에서부터 대선 후보 사퇴, 독자 세력화를 공언했다가 민주당과 통합한 것에 이어, 이번에도 무공천 입장을 고수하다 국민과 당원의 결정에 따르기로 한 것 자체가 어쨌든 한 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 신주류 "무공천 나올 것" vs 구주류 "공천 나올 것"

조사 결과를 놓고도 안철수, 김한길 두 대표 측 신주류와 친노 진영을 중심으로 한 구주류가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당원투표에서는 공천하자는 쪽이, 여론조사에서는 공천하지 말자는 쪽이 우세할 것이란 관측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신주류측은 "권리 당원 뿐 아니라 전 당원 투표로 조사 대상을 확대하면 결국 여론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무공천으로 나올 것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천하자는 의견이 늘어나긴 했지만, 안철수 대표가 자신의 무공천 소신을 지지해 줄 것을 직접 호소했기 때문에 이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구주류 측은 공천하자는 쪽으로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천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이번 조사는 '새누리당은 공천하기로 한 마당에 선거를 공정하게 치를 것이냐, 불공정하게 치를 것이냐'를 묻는 조사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당원과 많은 국민이 공천하자고 답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은 제외하기로 한 것도 공천 의견이 많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실제 양측은 상반된 시뮬레이션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8일 안철수 대표의 기자회견 전에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여론조사 50% + 당원투표 50%' 방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이를 놓고 신주류와 구주류 양측의 '동상이몽'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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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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