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부패한 관료를 척결하기 위한 사정작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복수의 대북소식통은 4일 "북한에서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검열 바람이 불고 있다"면서 "특히 각종 부패와 비리가 만연한 중국과의 경협 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신의주를 비롯해 중국과 국경을 맞댄 자국의 일선 세관들에 대해 특별검열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산 제품에 섞여 음성적으로 반입되던 한국산 제품 색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단둥(丹東)과 선양(瀋陽) 등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이 다수 상주하는 중국 현지에 조사단을 직접 파견해 부정축재나 비리 문제 등을 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북한 무역일꾼들은 작년 말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 잇따른 국내 소환에다 사정 한파까지 겹치면서 대외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상태다.
북·중 접경지역의 한 중국인 사업가는 "최근 북한의 무역 종사자들을 보면 과거와 달리 외부인에게 명함조차 건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당국의 조사와 숙청을 우려해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보위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사정은 장성택 일파 축출 이후 내부 통제를 강화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게 대북소식통들의 분석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실험적으로 도입된 각종 경제 개혁 조치들이 지지부진하고 중국 등 외국자본 투자 유치를 통한 국내 경제 활성화도 난관에 봉착하면서 경제난에 따른 불만을 억누르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 시장에서 쌀값은 1㎏당 북한 돈 4천원 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장사를 통해 현금을 만질 수 있는 도시 주민과는 달리 집에서 가축 몇 마리를 기르는 것 이외에 별다른 돈벌이가 없는 농촌 주민은 여전히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한 소식통은 "북한 시장에 가면 중국 각지에서 들여온 쌀이 있지만 돈 구경을 하기 어려운 농촌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면서 "그들에게는 지난해 쌀값이 ㎏당 6천원대로 치솟았을 때나 지금이나 가격 등락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부정축재자를 공개총살하거나 노동단련대, 노동교화소, 정치범수용소 등으로 보내 엄벌했지만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과 경제 실패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는 현 시점에서 '반부패 카드'까지 꺼내 듦으로써 국가보위부와 군부를 축으로 하는 공포정치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북소식통들은 북한이 오는 9일 최고인민회의를 시작으로 김일성 주석 생일(15일), 북한군 창건일(25일) 등 굵직한 행사가 집중된 이달에 새로운 대내외 정책을 내놔 돌파구를 모색할 것인지, 아니면 핵실험과 로켓 발사 등 도발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모습을 되풀이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