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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 여파로 술렁대는 중국 단둥

대북무역상들, 장성택 라인 물갈이에 미수금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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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낮 중국 내 최대 대북교역 거점도시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1, 2마루(馬路) 부근 상점거리.

북한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국경도시인 단둥에 거주하는 북한 무역상들이 자국에 필요한 생활용품과 가전제품, 기계류 등을 사기 위해 많이 찾는 이곳은 예년보다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 대북무역상은 "원래 이맘때는 북한 당국이 연간 수출입 계획을 이미 확정하고 무역회사별로 할당량을 배정해 무역일꾼들이 중국에서 활발하게 움직일 시기인데 올해는 확실히 예전과 다른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북한은 작년 12월 12일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사형을 선고하고 즉시 집행했다.

북한의 '이인자'로 중국과의 각종 경제 협력사업을 좌지우지했던 장성택이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그의 측근들이 대거 포진했던 상당수 북한 무역회사와 거래한 중국 무역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현지의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은 승리무역회사를 비롯해 중국과 거래가 많았던 장성택 라인의 무역회사 간부들을 차례로 소환해 탄광으로 보내는 등 숙청을 단행했으며 북한 권부의 큰 이권인 대중국 무역 사업권을 재분배하고 인력을 새로 배치하느라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 직후 중국과의 급격한 관계 악화 등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장성택 라인의 간부들을 불러들였으며 올해 설 이후에도 단둥과 선양(瀋陽) 등지에서 무역 담당자들이 줄줄이 소환됐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 실무급은 다시 중국으로 나왔지만, 일부 간부는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 라인을 통해 북한에 물품을 판매한 중국 무역업체들은 설마 했던 미수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통받고 있다.

단둥에서 북한과 무역거래가 많기로 소문난 한 중국 기업은 장성택 처형과 측근 제거로 1억 위안(약 175억원) 이상의 미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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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업계 관계자는 "북한과 오래 거래한 중국 업체들에게 장성택 사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과 다름없다"면서 "북한 측 회사들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담당자들이 축출되면서 잔금 지급을 요구할 상대조차 없어져 빚을 받아낼 길이 없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장성택 처형 이후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북한에서 규모가 크고 신용이 양호했던 무역회사들과 장기간 거래하면 외상으로 물건을 주지 않을 수 없는데 이번 사태는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어 전전긍긍하는 중국 기업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장성택 라인을 통해 평양의 호텔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단둥의 한 중국 업체도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해 북한 측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무역회사들이 중국의 거래처에서 외상으로 물품을 받은 뒤 잔금 지급을 거부하는 행태는 대북무역업체들이 종종 겪는 일이지만 이번처럼 큰 규모로 많은 업체가 피해를 본 경우는 없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장성택 사태의 여파로 휘청대는 중국 기업들이 늘면서 북한에 직접 투자를 저울질했던 중국 투자자들도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다.

북·중이 기업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대규모 경제특구 개발계획을 발표한 북한 황금평 건설 현장에는 이날도 작업 인부들이 보이지 않고 중장비도 모두 멈춰 서 있었다.

장성택이 지난 2011년 6월 북한 측 대표로 착공식에 참석하며 사업을 진두지휘한 황금평 특구는 북한의 정세 불안과 막대한 건설 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임시 건물 몇 채를 지은 것 이외에 1년 넘게 별다른 진전이 없다.

단둥의 한 대북투자자는 "현 상황에서 황금평이나 신의주 특구 등 북한에 투자할 중국 투자자는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오는 9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경제 분야에서 새로운 정책이나 획기적으로 태도 변화를 보일지에 관심을 두고 정도"라고 말했다.

황금평 인근에 오는 9월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신압록강대교(단둥~신의주)는 공사가 계속되고 있었다.

총연장 3천26m, 왕복 4차로의 신압록강대교는 2기의 거대한 주탑에서 비스듬히 드리운 여러 개의 케이블로 다리를 지탱하는 형태의 사장교(斜張橋)다. 전체 사업비 22억 2천만 위안(약 3천800억원)은 중국 측이 모두 부담한다.

대교와 연결되는 중국 쪽 지역에서는 현재 해관(세관)과 검역시설, 출입국 관리시설 등을 갖춘 통상구를 건설하는 공사가 한창이지만 북한 쪽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새 통상구 건설이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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