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미 중앙정보국(CIA)의 잔혹한 고문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위의 기밀 보고서 중 일부 내용의 기밀 해제를 요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보위는 이날 조지 W.부시 정권에서 시행된 CIA의 억류·고문 프로그램에 대한 6천300페이지 분량의 기밀 보고서 중 요약본 등 500페이지 가량에 대한 기밀 해제 요구안을 찬성 11, 반대 3으로 통과시켰다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정보위가 자체 조사를 통해 작성한 보고서에는 CIA가 2001년 9·11테러 이후부터 2009년 1월까지 비밀감옥에서 100명 이상의 테러 용의자를 상대로 물고문, 잠고문 등 가혹한 신문 기법을 사용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보고서는 "물고문 등 강화된 고문 방법은 지나치게 잔혹했으며 가치있는 정보를 얻는 데 효과가 없었다"고 결론내렸다고 내용을 아는 의회 관계자들은 말했다.
정보위 의결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보위로부터 보고서 요약본 등 50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받아 기밀 해제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은 보고서의 기밀 해제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정보기관 관료들에게 기밀 해제 작업을 신속히 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이 보고서에 대해 "미국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잔혹성을 드러냈다.
우리 역사에서 되풀이돼서는 안될 오점을 담아냈다"며 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짐 리쉬(아이다호)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기밀 보고서를 공개하면 미국 외교관들과 재외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미국의 대외 관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상원이 CIA의 테러용의자 억류·고문 프로그램 조사에 착수하면서 상원과 CIA 간 갈등도 표면화한 상태다.
상원은 CIA가 의회 컴퓨터망을 감시하고 파일을 삭제했다고 비판했고 CIA는 의회 직원들이 불법적으로 정보에 접근했다고 맞섰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보고서의 내용 중 얼마나 공개될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딜레마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시 정권 시절 자행된 고문을 비판하며 2009년 CIA의 고문 프로그램을 중단시켰지만, CIA 조사에 착수한 의회에 대해서도 과거보다는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