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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터지는 홈쇼핑 '납품비리'…대책없나

롯데홈쇼핑 "실무팀 구성해 제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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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롯데홈쇼핑 문제로 전면에 재부상했지만 TV 홈쇼핑의 납품 비리 문제는 종종 불거져 왔다. 일각에서는 불문율 같은 고질적 관행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특히 2012년 4개 홈쇼핑업체의 납품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된 데다 2년만에 이번 사태까지 터져 나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 홈쇼핑 납품업체가 중소기업인데다 한번 판로를 확보하면 한 번 방송에 수억원대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유통업계의 음성적 '갑을관계'가 집약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무엇보다 시스템이 정비돼 있다고는 해도 상품 선택부터 방송 시간까지 구매담당자(MD)가 전권을 행사하는 구조가 그대로 이어지며 번번이 비리의 온상 노릇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의 경우 영세업체를 상대로 상품을 발굴해 방송을 기획하다 보니 MD의 권한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중소업체들 사이에서는 일정 수준의 리베이트는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이 암암리에 퍼져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MD의 권한은 홈쇼핑 채널에서 상품 기획, 개시, 방송 지속 여부, 방송시간대 편성, 브랜드 노출 정도 등 모든 분야에 이른다.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뒷돈'을 포함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MD의 눈에 들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이른바 '프라임 타임'에 방송되면 누구나 시간 당 수 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환상 때문에 협력업체의 로비가 이어질 수 있고 홈쇼핑 관계자로서는 이러한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거나 오히려 먼저 요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프라임 타임은 보통 주부들이 남편과 자녀를 회사와 학교에 보내고 쉴 수 있는 오전 9∼11시, 오후 5∼12시까지를 말한다.

이번 롯데홈쇼핑의 경우에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전직 임원과 구매담당자가 나란히 납품업체 5곳으로부터 방송출연 횟수와 시간 등에서 편성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모두 9억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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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현금뿐만 아니라 고급 승용차 등 금품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 돈 중 일부가 당시 홈쇼핑 대표였던 신헌 롯데쇼핑 대표에게까지 흘러들어 갔다는 게 검찰의 추정이다.

이번에 드러난 금액은 '빙산의 일각'이고 실제 리베이트 규모는 더 엄청날 수 있다는 말까지 나돈다.

2012년에도 NS홈쇼핑을 비롯해 GS샵, 현대홈쇼핑 등 국내 4개 홈쇼핑 업체에 걸친 대규모 비리 사건이 적발, 업계 전체가 발칵 뒤집혔었다.

당시에는 사건 연루자들이 무더기로 동생의 친구, 장인 회사의 직원 등 친인척이 아닌 사람들의 계좌를 이용해 수억원대의 돈을 받았고, 수법도 매월 일정 금액을 월급식으로 받거나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챙기는 등 수법도 치밀했다.

벤츠나 BMW 등 고급 외제 리스 차량을 받고 리스비를 대납하게 하거나 납품업체의 비상장 주식을 저가에 매수해 상장 시 시세차익을 노린 사례도 있었다.

한 NS홈쇼핑의 전 MD는 공무원인 아버지가 청탁 등을 빌미로 1억여원의 뇌물을 받기까지 했다.

홈쇼핑업계는 당시 사건 직후 비리 근절을 전면에 내세우고 MD 권한 축소, 윤리 교육 강화 등 대책을 앞다퉈 내놓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유명무실한 대책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무엇보다 당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롯데홈쇼핑은 "평상시 윤리경영팀을 운영하며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며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아 더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상품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상품 선정·품질 관리·방송 편성 등의 기능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상호 견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사내 감사팀과 내부 고발 창구를 활성화해 협력사와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없애도록 관리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가 예전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영업하면 우월적 지원 남용으로 개인 비리가 자리잡을 위험성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최근에는 홈쇼핑과 협력업체의 갑을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측은 "아직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했다"며 "조직 차원의 관행이라기보다 개인 비리에 초점을 두고 있고, 반성과 함께 실무단을 구성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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